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대문명 진단 「인류위기」예언/어제 작고 「25시」 저자 게오르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대문명 진단 「인류위기」예언/어제 작고 「25시」 저자 게오르규

입력
1992.06.23 00:00
0 0

◎루마니아 태생 46년 서방으로 망명/“분단고통” 한국에 애정… 5차례 방문22일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콘스탄트 비르질 게오르규는 인간의 가치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평생을 바친 작가였다.

그의 문학세계는 스스로가 고백했듯이 소외받고 천대받는 주인공을 되찾아주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의 대표작 「25시」를 비롯하여 「제2의 찬스」 「25시에서 영원한 시간까지」 등 대부분의 작품들은 현대 서구문명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인류의 위기를 예언하고 있다.

지난 48년 파리에서 출간된 「25시」는 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 약소국가의 순박한 농부의 눈을 통해 인류가 보고 겪었던 참담한 비극을 증언하고 있다.

「25시」는 명우 앤소니 퀸이 주인공 요한 모르츠로 열연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25시」의 후편으로 꼽히는 「제2의 찬스」에서는 현대인이 부딪치는 또 하나의 절망을 증언했다. 자신이 바라지 않는 삶을 살아야하고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에 따르도록 강요받고 있는 인간들이 그것을 거부할때 소외당하지 않을 수 없는 비극을 그렸다.

지난 16년 루마니아의 정교회 신부 아들로 태어난 게오르규는 조국이 소련에 의해 적화된뒤인 46년 외무성특파 문화사절수행원으로 파리를 방문하던중 망명길에 올랐다. 공산치하에 시달리던 조국의 현실을 보고 철저한 반공주의자가 된 그는 특히 한국의 분단현실을 깊이 이해해준 친한문인이기도 했다.

한국을 「새 고향」이라고할 정도로 애정을 가졌고 지난 74년 첫 방한이래 모두 5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첫번째 방한때 그는 생체실험용으로 잠수함 밑바닥에 갇힌 토끼에 자신을 비유,『시인은 자기가 살고있는 사회에서 토끼역할을 하는 것이며 시인이 괴로워하면 그 사회는 병들어있는 것이다』라고 문인의 사회적 역할을 설파했다. 지난 63년 루마니아정교회 파리교회 사제가 된 그는 작품못지않게 사제로서도 루마니아 공산독재와의 투쟁을 해왔다. 게오르규는 루마니아교회가 공산정권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민주화혁명이 성공한 뒤에도 귀국하지 않고 파리에서 생활했는데 그가 지난 87년에 쓴 「한국­미지의 나라」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의 사주로 보는 등 80년대의 한국상황을 왜곡,한국인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이기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