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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고아들 한자리에 모였다/「전국 전몰군경 유자녀회」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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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고아들 한자리에 모였다/「전국 전몰군경 유자녀회」결성

입력
199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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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훈혜택 무관심에 불만/“「상주」로서 6월되면 설움 더해”/2천여 회원 떳떳한 대접 요구6·25 전쟁고아들이 40년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6·25때 아버지가 전사해 유복자로 태어났거나 젖먹이로 아버지를 잃은 전몰군경 유자녀들이 한데 모여 「전국 6·25 전몰군경 유자녀회」(회장·조인성·45)를 결성했다.

난리통에 아버지를 잃은 후 어머니마저 숨지거나 개가하는 바람에 고아나 다름없이 외롭고도 험한 생활을 해왔던 이들은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전국모임을 만든데 이어 서울·경기를 제외한 각 시도지부 결성도 마쳤다.

이 모임의 결성에는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조씨의 열성이 밑거름이 됐다.

세살때이던 50년 12월 아버지가 북산리전투에서 전사한데다 어머니마저 개가하는 바람에 고아신세가 된 조씨는 『철이 들면서 정부의 보훈정책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고민하다 단체를 결성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에 의하면 현행 「국가유공자의 예우 등에 관한 법률」 등 보훈관련 법률이 상이군경회,전몰군경유족회,미망인회 등에만 보훈혜택을 줄뿐 「상주」격인 자신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

이들은 특히 지난 68년 원호법 발효당시 유자녀 대부분이 20세를 넘은 탓에 자활능력이 있다며 연금수급권까지 박탈당했고 아버지의 제삿날인 현충일에 국립묘지 참배자격 조차 부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적 뒷받침이 없는 단체를 구성한 이들은 ▲전몰군경 유자녀회를 국가공인 단체로 인정해줄 것 ▲보훈·보상금 지급 ▲보훈관계 법령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광복회 유족들은 3대까지 연금과 각종 보훈혜택을 받고 있고 광주 5·18 희생자 유족들도 상당한 보상을 받은 사실에 비하면 자신들의 대우는 너무나 보잘 것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회원 2천여명은 현충일 다음날인 지난 7일 하오 2시 대전 국립묘지 광장에 모여 「명예회복과 권리쟁취」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유자녀회가 추산하는 전몰유자녀는 대략 10만여명. 그러나 보훈처에서 현행법상 단체설립이 안된다며 명단을 빼주지 않아 수소문끝에 현재 6천여명까지 찾아냈다.

유자녀회는 정부로부터 공인단체로 승인받고 회원이 늘어나면 아버지들이 남긴 거룩한 뜻을 이어갈 수 있는 사업을 벌여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 회장은 『해마다 보훈의 달(6월)만 되면 설움이 되살아나곤 한다』며 『나라를 위해 몸바친 선친의 후예로서 떳떳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권리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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