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올림픽 특수를 겨냥,텔레비전 방송 3사가 낭비적인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S MBC SBS는 위성채널 사용계약을 이미 각각 체결해서 외화를 함부로 퍼부어 쓴다는 비난을 자초하였다. 여기어 더해 대회기간중 종일방송까지 요구하며 에너지 과소비를 무릅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의 관심과 시선을 올림픽에 묶어 근로의욕을 상실케 하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의 일환으로 공보처는 종일방송계획엔 일단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여름 전력의 절박한 사정을 감안하면 매우 미지근하다. 낮 2시∼4시 사이만 불허하고,기존 방송시간외에 심야와 낮방송은 관계기관과 방송사간의 협의로 결정하다니 에너지 절약은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나 마찬가지다. 에너지 절약은 생색만이고 특수재미는 슬그머니 보장하는듯한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방송사 또한 자기 모순에 빠져들게 된다. 여름철을 맞아 전기를 아끼자는 캠페인이 무색하지 않은가. 절약을 강조하는 공익광고를 내보내고 낮이나 한밤중을 가리지 않고 방송을 올림픽 중계로 메우겠다는 것은 분명 자가당착이다.
방송사의 과당경쟁은 시간과 돈의 허비를 개의치 않는 과오를 자주 범한다. 형식으론 올림픽 합동 방송반을 구성해 놓고 똑같은 경기내용을 별도로 제작,따로따로 방영할 예정이다. 그 비용이 줄잡아 1백30여억원이 넘는다는 추산이다. 구실은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라고 강변하겠지만,광고수익에 급급하는 저의가 뻔히 들여다 보인다.
방송 3사는 88서울올림픽을 회상하며 「꿈이여 다시 한번」을 되뇌일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은 상황과 여건이 뚜렷하게 다르다. 서울올림픽은 우리가 주체였으나 바르셀로나의 경우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의 축전,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굳이 온국민의 관심을 여기에 함몰케 할 이유나 필요가 없다. 메달을 따내는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를 현지와 같은 시간에 보아야 할 까닭도 없다. 간단한 속보를 알고 상보는 몇시간 후인 정규방영시간에 본다고 불편하거나 답답하다고 느낄 국민은 없을줄 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이외의 프로를 원하는 다수의 의사도 무시하면 안된다. 정상을 유지하면서 특보나 특별프로가 전해져야 많은 국민의 의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방송사와 정부에 우리는 강력한 요구를 제기한다. 방송시간을 올림픽기간에도 그대로 지키며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나가야함은 당연한 도리이다. 지금은 허풍을 떨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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