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확대되면 곧바로 자위대 상륙” 우려/13년 지원 불구 「크메르」측 호전성도 부담크메르루주가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정부군과 무력 충돌,캄보디아 내전이 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배후 지원세력이던 중국이 크메르루주를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의 전기침 외교부장은 18일 『크메르루주 세력이 유엔평화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국제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비난했다.
전 외교부장의 이같은 경고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22일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캄보디아 부흥회의」를 앞두고 이 지역에 대한 중국 외교노선에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캄보디아에 내전이 계속돼온 지난 13년동안 일관되게 크메르루주파를 지원하며 이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대변화 해왔다. 이는 세계 열강간 대리전의 성격이 강한 캄보디아 분쟁에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즉 과거 냉전구도에서 동남아지역에 발호하는 베트남을 견제하고 구 소련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캄보디아에 친중국 정권을 활착시켜야 한다는 역내 정치전략 때문이었다. 이로인해 지난 75년 4월 크메르루주가 론 놀정권을 전복시킨후 중국은 20억달러 이상의 차관과 무기·탄약을 공급해오며 크메르루주의 후견역할을 다해왔다. 이같은 양자관계는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루주 정권이 79년 베트남의 침공으로 타도당해 일개 게릴라세력으로 전락한후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내전 종식을 위한 파리 평화협정 체결을 전후로 지역정세는 급변했다. 구 소련 붕괴와 아울러 베트남이 경제활성화에 전념하는 등 데탕트 분위기가 고조되자 중국도 캄보디아를 둘러싼 치열한 패권다툼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됐다.
훈 센 친캄보디아 정부와 맞선 3개 연합세력중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지닌 크메르루주는 지난 13일부터 유엔측의 평화유지 2단계 조치로 실시된 무장해제를 거부하며 「캄보디아 부흥회의」에도 불참할 뜻을 명백히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말부터는 정부군에 무력도발을 감행,명백한 「정전위반」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미 유엔과도행정기구(UNTAC)에 4백명의 공병단을 파견하고 지난 파리협상때 크메르루주의 후견역으로 협정에 참여한 중국은 크메르루주의 독단적 행동을 제어해야 할 입장에 몰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의 초강경자세가 일본과의 미묘한 역학관계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 일본의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지만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중국은 만일의 경우 캄보디아지역이 일본의 무력중재를 국제적으로 용인시켜 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크메르루주가 대규모 유혈분쟁을 촉발시킬 경우 이미 PKO 법안통과로 자위대 파병이 확실해진 일본이 무장병력을 추가로 투입,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확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군사적인 이같은 요인들 외에 중국은 천안문사태이후 중국이 국제고립에 빠졌을 때 제일 먼저 구원의 손길을 뻗쳤던 일본에 외교적 보답을 한다는 측면도 있다.
올해로 일본과 관계정상화 20주년을 맞는 중국은 오는 10월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방중을 요청하고 있어 대일관계에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일본으로부터 대규모의 자본 및 기술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자위대 파병으로 아시아 이웃국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때맞춰 캄보디아 내전이 격화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으며 따라서 중국과 프랑스 등에 최대한의 외교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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