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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의혹 씻으려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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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의혹 씻으려면(사설)

입력
199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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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진상은 언제쯤 명확하게 밝혀져 온갖 의구심을 말끔하게 벗겨낼 수 있을까. 우리가 누차 강조한대로,북한의 보다 성실한 자세와 남북한의 상호사찰만이 최선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이 지난 4월동안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도 또다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북한 외교부의 오창림대사는 큰 의혹의 대상의 하나인 영변의 방사화학실 공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핵무기 생산과 관련한 세계의 의구심을 씻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화학실공사를 중단,폐기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남북한의 상호사찰에 응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이번 IAEA 이사회에서 그동안 북한이 취한 태도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1985년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이후 6년동안 지연해오던 핵안전협정을 올들어 비준한 것,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의 방북초청에 이어 임시사찰에 응한 것,『신고한 사찰대상외에 어떤 곳도 원하는대로 보여주겠다』고한 자세 등은 상당수 회원들로부터 이해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상황을 보는 대부분 회원국들의 의구심이 여전했던 점은 주목할만하다. 블릭스 총장의 지적대로 영변 화학실의 경우 원전생산에 관련한 단순한 실험실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규모와 내부시설 등으로 보아 완공되면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핵재처리시설이 분명하다는 것,그리고 북한이 지난 90년 추출했다는 플루토늄이 소량이라고는 하나 지금까지 어느 정도를 추출하고 또 은닉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의구심의 내용이다.

더욱이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공개한 영변의 핵관련 시설이 그나마 40∼50년전의 구형모델로,낙후된 기술 등으로 설계가 조잡하고 방사능차폐시설 등이 엉성하여 체르노빌과 같은 방사능누출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되었음은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다.

이같은 의혹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오 대사가 방사능화학실 공사의 계속 강행을 밝히고 더구나 이것이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은 분명한 억지로 보인다. 비핵화선언 3항은 남북한이 핵재처리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오늘날 강대국들마저도 핵을 대외적인 위협과 흥정의 카드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물론 북한이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면서도 상호사찰을 교묘하게 기피하고 오직 IAEA 사찰만으로 국한시키려는 의도도 그렇고,화학실 공사 강행천명 역시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값싸고 효용성이 높은 경수로방식에 관해 기술을 얻으려는 계산도 갖고 있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오늘날 북한이 겪고 있는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로 인한 고립화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도의적으로 떳떳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즉 핵상호사찰로 평화의지를 내외에 확인시켜야만 한국을 포함한 밖으로부터의 경제협력을 얻을 수 있고 미·일과의 관계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더 이상 지체말고 상호사찰과 완전 공개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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