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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 후보」 약점과 그 해명(대선가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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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 후보」 약점과 그 해명(대선가도:11)

입력
199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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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정치… 항상 시비대상/「3당 합당 변절」에 “구국결단” 반론/김영삼/“「과격·독선」은 독재정권 조작·오해”/김대중/「재벌당」 이미지… “정경유착 끊겠다”/정주영정치지도자들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외부의 기대와 한 인간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 사이에서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다가 왜곡된 정치문화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이 피해를 가중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 여러 비판과 오해를 해명하는데도 적극적이다.

○…김영삼 민자당 대표도 나름대로 지적당할 만한 정치적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정치지도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김 대표의 경우 또한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좋든 싫든 자신에게 쏠리는 수많은 여론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입장에서 김 대표 역시 「핸디캡」의 극복을 다각도로 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4대 총선과정을 통해 김 대표에게 집중 조명된 정치적 시비거리는 「3당통합」이었다. 「30년 야당투사가 왜 하루아침에 여당 지도자로 변절 했느냐」는 물음에 대해 김 대표는 가는 곳마다 「구국의 결단」이란 반론을 단골 메뉴로 제기해야 했다. 또 3당 통합을 「정치적 변절」로 몰아붙이는 야당의 파상공세에 대해 김 대표는 『3당 통합이 없었다면 헌정중단의 사태를 맞고야 말았을 것』이라고 맞받았으며 여야가 합당시비를 쟁점으로 싸웠던 지난해 광역의회 선거의 압승으로 정치적 부담을 씻었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이와함께 결단력과 뛰어난 정치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동시에 논리적 설명력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지적을 당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대화상대로 하여금 인간적인 친근감이나 신뢰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특장이 있는 반면 단순하고 반복되는 표현력은 종종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측근들은 『김 대표가 단순하게 보이는 것은 논리적 사고가 부족해서라기 보다 몸에 익은 간단명료한 말솜씨 때문』이라며 『억압적 정권하에서 20년 이상 야당을 이끌어온 김 대표의 사고 깊이가 얕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복잡다단한 사안을 이리 재고 저리재는 대신 문제를 단순화시켜 대응력을 집결시키는 장기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국가적 현안으로 등장한 경제문제에 대해 김 대표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일단 이를 솔직히 수용하며 「과외」를 통한 경제공부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가지도자가 특정분야에 대해 세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오늘날의 지도자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게 김 대표의 일관된 주장.

김 대표는 이와관련,『경험이 최고의 학문』이란 전제아래 『오늘날 같이 복잡다기화된 사회의 리더십은 사회통합능력과 결단력·추진력을 갖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또한 대개의 정치지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김 대표도 말에 대한 책임성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비근한 예로서 총선 유세장에서 『무소속 영입은 절대 안하겠다』고 공언해놓고도 총선뒤 자신이 직접 영입교섭에 나섰던 경우는 야당측이 비난의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정진석기자>

○…김대중 민주당 대표의 약점은 그의 남다른 강점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다분히 원칙론적이고 명분과 논리를 중시하는 그의 정치행태는 지지자들에겐 신뢰를 주었지만 반대자들에게는 단점으로 부각돼 부정적 인식의 빌미를 주기 일쑤였다.

그의 약점으로는 독선적이고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지적된다. 거의 모든 회의에서 그의 주장은 확고하고 반대되는 주장을 송두리째 뒤엎기도 한다. 그만큼 정연한 논리를 갖고 있다.

당운영 전반에 대한 그의 주도권은 결과적으로 「권위주의」 「독선」이란 비난을 낳는다. 비신민계 인사들은 당내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권위주의적 당운영』을 반드시 거론할 만큼 당내에서도 이런 비난은 예외가 아니다.

또한 동교동 주변에 몰려들었다 떠나는 사람들은 꼭 『사람을 싸안는 여유가 없다』는 비난을 잊지 않는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김 대표의 측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한다. 그가 평소 다방면에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의견이 수긍되고 채택될 뿐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측근들은 총선당시 내세웠던 「견제논리」가 이영작 한국인권연구소장의 제안으로 채택된 것 등을 예로 든다.

측근들은 또 포용력 여부에 대해서는 『김 대표 만큼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을 끝까지 돌봐주는 정치인도 없다』고 강조한다.

매달 불행을 겪고있는 「옛 동지」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든다. 그러면서 『자기 이해에 안맞아 배신하고 떠나면서 하는 말들』이라고 일축한다.

오랫동안 김 대표를 따라다닌 「용공」 「과격」 비난도 그를 괴롭히는 것 중의 하나다. 이에대해 스스로는 『역대 독재정권이 만들어낸 거짓된 나의 이미지가 은연중에 부각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원인이야 어쨌든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 그는 「뉴DJ플랜」의 일환으로 온건이미지 부각에 애를 쓰고 있다.

그의 또 하나의 약점은 지역적·계층적인 집단거부감을 일으켜온 점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군은 그의 「비토그룹」으로 굳어져 왔으며 기득권층의 반감을 사왔다. 또한 영남지역의 경우 그에 대해 절대적인 기피증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당내에 군출신 인사들을 영입하고 대군 유화제스처를 거듭하는 과정에서,또 군의 사회적 위상이 변모하면서 김 대표가 이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측근들은 보고있다.

지역감정에 대해서는 자신이 최대의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논리라기 보다는 정서상의 문제인 만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취약점」이라 할 수 있다.<황영식기자>

○…정주영 국민당 대표의 약점은 대체로 그의 정계진출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즉 기업가로 남아있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만한 사안들이 정치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약점으로 작용하는 경우이다.

특히 정 대표는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과거 충분한 여과과정을 거친 기성 정치인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우선 정 대표가 재벌 총수였다는 사실은 그의 대선행보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부담요인이다. 재벌이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재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상당수 국민들은 이같은 시각을 그대로 정 대표에게 연장시키려할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 진영은 이에 대해 「국민당=현대」의 도식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정 대표 스스로 현대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뿐더러 현대가 국민당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길도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총선을 거치면서 「재벌당」의 이미지 자체가 많이 탈색됐다고 주장한다.

정 대표는 자신의 정치참여를 「정경유착」이라고 공격하는데 대해 『정경유착이란 권력과 기업의 유착관계』라고 전제한뒤 『국민당은 권력을 가진 정당이 아니라 오히려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정당』이라고 논박한다. 정 대표는 또 『나야말로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정치에 뛰어든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정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안고 있는 또 하나 약점은 과거 기업경영시 보여주었던 「비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 이같은 이미지는 강한 추진력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갖고 있지만 다원화되고 민주적 절차가 강조되는 우리사회에서 감표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당측은 『정 대표의 당 운영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적응력이 뛰어난 정 대표가 일련의 당내 파동이후 적극적으로 여론 수렴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 스스로도 『정치는 기업과 다르다. 기업에서는 효율성을 위해 혼자 결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정치에서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나이와 건강도 약점중 하나. 77세라는 나이는 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감성적」 취약부분이다. 때문에 정 대표 진영은 나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입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 대표의 활발한 활동모습을 가능한한 많이 공개하려하고 있다.

국민당은 『대선에 나오는 어떤 후보보다 정 대표가 더 건강할 것』이라며 『정 대표의 나이는 오히려 장기집권을 꿈꾸거나 사리사욕을 추구할 이유가 없는 나이』라고 강조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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