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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검은 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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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검은 손」(사설)

입력
199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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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양기의 누수현상 탓인가,아니면 경찰 기강해이 탓인지 영문을 모르겠다. 서울 경찰청의 강력계장과 베테랑 강력계 형사란 각종 강력사건의 다발과 급증으로 민생치안이 불안한 때인 만큼 일하는 수사경찰의 대명사여야 할 직분이다. 엄청나게 쌓인 각종 강력사건 해결에만도 시간을 쪼개써야 할 터인데,언제 업자들을 만나 거액의 뇌물마저 챙길 수 있었는지 국민적 실망은 크다. 차제에 뼈를 깎는 자정과 중요부서 인사에 대한 철저한 재검점이 요망됨을 지적해 둔다.사실 경찰청이 독립한지도 해를 넘겼기에 이제는 제목소리를 내려는 경찰 스스로의 의욕이 커질수록 더욱 빈틈없는 태세로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 줄 것을 국민들은 기대해 왔었다. 그런데도 터져나온 이번 사건은 국민적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고 경찰 스스로의 체면에도 먹칠을 한 셈이다.

이번 사건으로 노출된 새삼스런 의혹은 민중의 지팡이로 봉사해야 할 경찰이 언제까지 직권을 남용해 불법을 다반사로 저지를 것인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경찰청도 독립한 마당이면 민생치안과 직결된 수도경찰의 강력계장과 같은 중요한 직책에 대해서는 적재적소의 인사 등 충분한 관리능력 및 자체 감사기능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이번 사건으로 그런 능력마저 의심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경찰관 독직사건이란 어찌보면 언제나 있어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관이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과거 오대양사건을 비롯,갖가지 사건에서 일부 경찰관들은 개인적 이해앞에 직분을 저버리고 봉사해야 할 국민대신 부정과 흑막에 개입된 범법자들을 섬겼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억울한 피해자가 수사비협조 명목의 뒷돈을 대야만 수사 자체가 제대로 진행된다는 소문이 항간에 파다했다. 폭증하는 사건과 수사인원 및 예산부족을 이유로 무한정 수사가 미뤄지기 일쑤인 현실 앞에서 일부 성급한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에서 처럼 뇌물을 줘서라도 범인을 구속해 개인적 분풀이를 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면 경찰과 짜고 사건자체의 흑백마저 뒤집는 사례까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수사경찰의 근무조건에도 물론 문제가 있음을 우리는 인정한다. 박봉에 폭주하는 사건과 일손부족에 따른 과로,쥐꼬리 수사비 등으로 경찰관들이 수사직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마땅히 정부나 경찰청이 해결해야지,독직 사건을 저질러 친절·의로움·공정·근면·청렴의 새 경찰 헌장정신마저 스스로 짓밟는 사태가 빚어져서는 정말 곤란하다. 정부의 대책과 경찰의 자정·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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