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국차별 뚜렷… 이등과 한판 불가피/96년에나 성장효과 증대로 호전될듯EC(유럽공동체) 통합이 이뤄지면 우리나라의 대EC수출액은 93∼95년 사이 초기 3년간 모두 44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우리나라 수출품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사무용기기 등 분야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반면 여행용구 의류 신발 등 경공업제품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분석은 17∼18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무역정책동향 워크숍에서 발표돼 OECD 공식문서로 채택됐다.
분석에 따르면 EC통합 이후 유럽국가들은 기존 수입선을 한국 등 역외국가로부터 관세가 없는 역내국가로 바꾸는 한편 공동관세,공동 비관세 장벽 등을 통해 비EC국가에 대해 가격차별을 실시한다. 이러한 가격효과로 한국의 대EC수출은 통합후 첫해인 93년에 무려 34억달러(85년 경상가격 기준)나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EC통합은 역내 국가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한편 시장 및 규격이 통일돼 수출국 입장에선 규모의 이익을 누릴 수 있어 오히려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가져올 전망. 이러한 성장효과로 인해 한국은 93년중 7억달러 가량의 수출증대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EC통합이 가져올 득실을 종합하면 한국은 93년에 모두 28억달러,94년11억달러,95년 5억달러 등 93∼95년 3년동안 모두 4억달러의 수출 감소를 겪게되고 96년부터는 성장효과가 가격효과를 웃돌아 통합전보다 수출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93년 한해의 수출감소 예상액 28억달러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총수출규모 1백26억달러의 22%를 웃돌아 EC통합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상당한 수준에 달할 전망.
보고서는 이번 분석이 품목별 경쟁력 조사보다 현재까지의 수입추세를 근거로 추정한 것이어서 향후 EC가입국 숫자가 더 늘어나고 우리나라 상품의 경쟁력이 점차 악화되는 사정 등을 감안할때 실제 수출감소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출품목별 영향은 우리나라의 수출 주종품목(비중 30%)인 전기전자,사무용기기 등이 네덜란드 등 역내 국가제품에 밀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의복 신발 등은 이탈리아가 주 경쟁상대이나 중저가품 위주인 우리 상품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20대 주요수출품의 경우 EC통합후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가장 치열한 경합관계에 놓일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서방선진 24개국이 참가하는 경제정책협의 기구로 이번 워크숍은 대외경제정책 연구원(KIEP)과 OECD사무국이 공동주관으로 아시아의 고도성장 6개국(DAE)와 정책협의를 갖는 제4차 정기모임이다.
이번 분석은 OECD사무국에서 2년간 파견근무한 경제기획원 한성택서기관(현직 기획국 지역투자계획과장)이 연구한 결과로 EC 등 지역통합 움직임이 국제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영향에 관해 OECD의 공식 견해로 인정됐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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