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 25% 미달·부정시비로 정치입지 취약/아키노정책 계승… 경제난국 타개 최대 과제【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지난 5월11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한후 무려 37일 동안 부정투개표 시비 등 우여곡절끝에 당초 예상대로 피델 라모스 후보(64)가 여성후보인 미리암 산티아고를 따돌리고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 발표돼 향후 6년간 필리핀을 이끌게 됐다.
「애디」란 애칭으로 불리는 라모스 당선자는 40년간 군에 몸담았으며 마르코스시절 경찰청장·군참모총장·국방장관을 역임한 군출신 정치인.
지난 87년 8월 독재자 마르코스를 축출한 민중봉기때 현 아키노 대통령을 강력히 지원,소위 「피플파워」를 성취하는데 핵심역할을 했고 그뒤 아키노 대통령에 반대하는 7번의 군부쿠데타를 진압한 공로로 아키노 후계자로 지명됐다.
라모스는 마르코스 조카로 아버지가 60년대말 외무장관을 지낸 명문가 출신.
그는 미 웨스트 포인트를 졸업한뒤 일리노이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귀국,마르코스 정권하에서 군지도자로 성장한 군엘리트이다. 한국전과 베트남전에도 참가한 그는 군내부에서 「군인중의 군인」이란 평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마르코스 독재시절 계엄령하에서 경찰청장을 지내면서 민주세력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아 선거기간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민주선거에 의해 당선된 최초의 군출신 대통령이며 가톨릭국가에서 최초의 신교도 대통령이란 기록도 세웠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아키노 대통령의 민주화와 경제개혁정책의 계속적인 추진을 내세워왔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다고 해서 필리핀의 대내외 정책기조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25%에도 못미치는 지지를 받아 당선된데다 산티아고 후보 등 정적으로부터 부정선거 시비까지 받고 있어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허약하다.
라모스는 이같은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거기간에 자신에 반대입장을 보였던 신 추기경과 이멜다로부터 최근 지지를 얻어 내는데 성공했으나 정적들은 계속 그를 흔들어 댈 것이 뻔해 과연 그가 정치적 안정을 기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6천5백만의 인구중 절반가량이 극빈자이고 현재 난국에 처한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우느냐가 그에게 지워진 가장 큰 부담이다.
라모스는 외국투자를 유치,실업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공약했으나 지난해 5월이후 1년간 외국투자는 정정불안 등으로 46%나 뚝 떨어진 최악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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