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사용등 논란가능성/해석따라 재량권 넓어져【동경=이상호특파원】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안의 통과로 일본 자위대의 해외 파병이 현실화 됐다.
이 법안은 국회심의 과정에서 수정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애매모호한 규정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병력이 파견될 경우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위헌론과 참가원칙
미야자와(궁택희일) 총리는 지난 11일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자위대의 해외파병은 헌법위반이 아닌가』라는 사회당 의원의 질의에 『PKO 파견은 헌법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에 있었던 자위대의 PKO 파병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헌법 해석문제가 최대의 초점이 됐던게 사실이다.
특히 자위대의 평화유지군(PKF) 참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는 당초 『헌법상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에서 『무력행사를 수반하지 않으면 무력 사용이라고 평가받지 않는다』로 대폭 변경됐다.
이같은 입장변화의 전제는 정전합의 및 분쟁당사자의 승낙동의 등 「참가 5원칙」이다.
그러나 그 원칙이 얼마나 엄격히 적용될 수 있을까에는 많은 의문이 따른다. 이를테면 캄보디아의 경우 폴포트파의 무장해제 거부 등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분쟁당사자의 승낙동의의 유무를 판단하는 주체가 유엔인가 일본 정부인가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또 법률상으로는 분쟁발생전 파병도 가능하나 승낙동의를 받을 분쟁당사자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참가 동결
현행 일본법은 PKF 본대와 후방지원업무 일부에의 참가를 동결(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후방지원업무중 동결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과의 경계선이 분명치 않다.
자민,공명,민사당 등은 「후방지원업무」를 『PKF 본대업무와 떨어져서는 할 수 없는 업무』라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PKF 부대에의 무기·탄약수송 등은 동결대상이 되지만 우발적으로 발견된 지뢰 등을 처리하는 것은 대원의 안전에 대한 문제라는 게 정부측 견해여서 도로건설 등에서의 지뢰처리는 인정되고 있다.
게다가 유엔헌장에는 PKO,PKF에 대한 조문적인 정의가 없고 법률 자체도 의료,수송,통신 등 업무의 유형만 열거하고 있다.
결국 경계선의 판단은 정부가 내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결대상에서 제외되면 국회 승인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정부의 재량권은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국회승인
국회 승인대상은 자위대가 PKF 본대 및 그와 밀접히 관련된 후방지원업무에 참가하는 경우다.
일본 정부는 원래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로 국회 승인에 난색을 표시했었다. 그러나 재수정 과정에서 『7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삽입했다. 가능한한 국회의 속박을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당 의원들이 「위헌론」을 줄기차게 제기했었다.
또 사전승인 이후 2년을 넘을 경우에는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나,사전승인 단계에서의 심의가 어느정도 구체적으로 진행될지도 불투명하다.
국회 심의시에는 파병지 및 인원,기간 등을 명시한 실시계획서를 제출하나 파병부대의 행동지침을 규정한 「실시요령」을 국회에 낼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모든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허점이 있다.
또 승인 받은 후에 실시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는데 그 경우에는 재차 국회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지휘권과 무기사용
PKF에 파견된 자위대에 대한 지휘권이 유엔군 사령관에 있는가,일본에 있는가 하는 문제 또한 아직 확실치가 않다.
일본 정부는 『파병부대의 행동을 규정하는 「실시요령」은 유엔군의 임무에 적합하게 만든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일본 부대는 유엔의 명령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유엔의 명령과 일본 총리의 지휘는 같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휘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PKF에 배속된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할 경우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무력행사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임무수행에 방해가 될 경우 무기사용을 「자위」로 간주하고 있지만 일본은 자신의 생명·신체의 방어 등에 한정하고 있다. 유엔의 현지 사령관이 게릴라 등의 공격에 대해 사격명령을 내렸을때 그것이 임무수행의 방해를 제지하기 위한 것인지,정당방위인지는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맡기지 않을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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