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해” 동남아국 선점야심【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리우 환경회담을 계기로 환경관련 산업이 유망업종으로 급부상중인 가운데 각국 기업들은 환경산업에 대한 기술,장비개발,시장선점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국가중 일찍이 공해방지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기술을 축적한 싱가포르 기업들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심각한 공해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주변 동남아국가의 환경보호 산업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현재도 세계서 가장 깨끗한 도시라는 평판을 받고 있는데 내년에는 싱가포르를 무공해 도시인 소위 「환경시」로 조성한다는 세부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자국 환경을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으나 「깨끗한 싱가포르」를 자산으로 내걸고 환경관련 산업과 기술을 육성,동남아시아의 공해방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환경보호 장비 및 서비스시장 규모는 지난 90년 2천억달러로 연간 약 6%씩 성장,2000년에는 3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그 부작용으로 심각한 공해문제에 직면하고 있어 환경서비스의 엄청난 잠재시장이 되고 있다.
미·아세안 경제기술협의회는 지난해 아세안 국가의 환경관련 시장이 1백50억달러를 웃돌았다고 추산했다.
방콕 자카르타 중국 대도시의 아황산가스 등 매연공해는 세계보건기구(WHO) 위험기준치를 넘은 날이 연간 1백일 이상(대부분의 선진국은 10일 이하)일 정도로 세계 최악의 상태다.
태국의 차오 프라야강은 공업폐수로 죽음의 강으로 변한지 오래다. 자카르타에서는 지하수를 과다하게 쓰는 바람에 바닷물이 내륙 10㎞까지 스며들어 우물을 오염시키고 있는 실정.
홍콩에는 매일 처리되지 않는 2백만톤의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이 빅토리아항으로 흘러들고 1만5천톤의 고형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이러한 공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공해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한 아세안 환경관련 장관들은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회의를 갖고 기술개발 등 환경개선을 위해 공동노력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남아지역 가난한 국가의 환경개선을 돕기 위해 향후 4년간 43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으로 있다.
홍콩은 25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하수처리 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대만도 오는 97년까지 공해규제와 환경보호에 37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미국이 환경산업 진출을 위해 설치하려는 아시아 「환경산업센터」를 자국에 유치하려고 애쓰고 있다. 또 환경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는 재정을 지원하고 오는 94년까지 국립환경문제연구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는 뒤퐁과 같은 세계적인 화학제품 회사로부터 첨단 공해방지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싱가포르 환경관리 엔지니어링사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지역의 하수 및 폐기물 처리계약을 따냈고 인도네시아 동자부 관리들을 상대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콜렉스사는 20년 기술축적을 자랑하며 산업폐기물 처리와 재생산부문에 관심을 갖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회사는 정부가 고철로 폐기처분 하려는 한 공장을 사들여 1백50만달러를 투자,거의 5백만달러짜리 새 공장으로 재생산하는 기술과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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