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식·민주적 권력난 갖춘 인물/혈연·지연벗어나 능력위주 기용을각당의 대선주자들이 결정되어 많은 국민들이 이들의 가치관,행동 지향성 및 정책내용에 관하여 관심을 가질뿐만 아니라 연말에 있을 선거에서 당선되는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로 정부의 요직을 충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게된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많은 요직에 새 인물을 임명할 권한이 있을뿐만 아니라 어떠한 일이든 그것은 사람이 이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인물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며 적재적소 배치이다.
더구나 일반 사회단체나 대기업의 책임자와 달리 정부는 아직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날의 관권 위주의 역사적 관습으로 인해 일반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때문에 인선을 잘못하면 아무리 대통령 자산이 국가발전이나 국리민복을 위한 노력을 해도 의도하는 성과를 이룩하기 어렵다.
이러한 중요성에 비추어 볼때 지난날의 대통령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바람직 하지 못한 용인 행태를 보여 비판되어 온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현상은 결국 지금까지 우리의 발전에 역기능마저 자초하는 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점을 반성하면서 앞으로의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인물을 등용하고 적소에 비채 했으면 한다.
첫째 진정한 애국심과 민족의식이 두터운 인물이 기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 너무나 반민족적이며 이기주의적인 인물을 기용하여 나라일을 그르친 경험을 갖고있다.
광복후부터 최근까지 우리의 권력계는 친일 인사들이 거의 주도했으며,이들은 권력을 이용해 부까지 장악해왔다.
이 때문에 민족정기가 정립될 수 없어 현재까지 국가발전을 크게 왜곡시키는 결과를 빚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둘째 민주적 권력관을 가진 인사가 기용되어야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고질인 인습적인 권력관을 가진 사람이 그간 너무나 많이 임용되어 국정에 부조리를 조성해왔기 때문이다.
권력이란 일반 사회인들이 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갈등 또는 분쟁을 국리민복이나 민익을 위해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한정된 소수의 정부인사나 정치인에게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권력은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행사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권력을 치부를 하기위해,또는 위세를 부리거나 높은 대접을 받기위한 수단으로 착각하고 행동해온 권력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도 입만 열면 애국을 외치지만 그것은 겉치레일 뿐이고 내심은 지극히 인습적인 사리에 집착해 바람직 하지 못한 행동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셋째 좁은 1차 집단의 테두리를 벗어나 광범하게 능력위주의 인물등용이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형상 국민국가일뿐 실제에 있어서는 다분히 씨족이나 학벌 또는 한정된 지역위주의 국가를 운영해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1차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유능해도 빛을 볼 수 없었으며 타지역 출신인사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등용의 길이 거의 막혀 있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배하는 한 국민적 통합은 물론 국가발전을 위한 온국민의 협력은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종래의 통치자는 집권의 정당성 문제가 없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물등용을 믿는 사람에 치중하다보니 이러한 폐단이 심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집권자는 그러한 문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 사적 신임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적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직책수행을 능동적으로 하는 인물이 임용되어야겠다는 것이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권력직이 주는 매력이 너무나 커 일단 임용되면 눈치·아부·무사안일과 같은 방법을 비굴하게 총동원하여 보신에만 온힘을 기울였지 자신이 맡은 직책을 열심히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권력인은 유감스럽게도 많지 않았다.
인사권자 앞에서 머리를 조아릴줄만 아는 사람보다 진정으로 충언할 수 있는 용기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덕목을 두루 갖춘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통치자는 모든 지혜를 모아 인재를 발탁하고 등용해야만 한다. 용인술은 통치의 요체이며 통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동서 서울대교수·행정학>박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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