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설계완성… 94년 7월 준공예정【워싱턴=정일화특파원】 지난 1986년 10월 미 공법 99572호로 의회를 통과한후 설계문제로 장장 5년을 끌어오던 한국전 참가용사 기념비 기공식이 14일 부시 대통령이 참가한 가운데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 맞은편 「애시 우드」 동산에서 거행됐다.
1천6백만달러의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기념비는 오는 94년 7월27일 준공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전쟁은 연합군이 다같이 힘을 합하면 어떤 독재자와 침략도 포위할 수 있다는 위대한 교훈을 보여준 전쟁』이었다고 말하면서 40년이 지난 지금에야 기념비를 세우게 된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려는 의무를 완수할 것이며 절대로 이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이 일을 하기위해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체니 국방장관,포웰 합참의장,리스카시 주한 유엔군 사령관,번디 해병대 사령관 등 국방 최고책임자와 로버트 돌 상원의원을 비롯한 10여명의 의회 지도자들,벨기에 터키 그리스 등 참전국 대사국,그리고 한국측에서 현홍주대사를 비롯한 고위인사 다수가 참석했다.
건립자문위 의장인 레이먼드 데이비스 예비역 해병대장은 개식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지난 42년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며 감격해 했다.
백악관 건너편의 링컹 기념관 바로 오른쪽에서 벌어진 이날 기공식에는 미 전역에서 온 한국참전 용사와 터키 그리스 벨기에 필리핀 노르웨이 콜롬비아 한국 등에서 온 판국참전 용사 3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미 해병 군악대의 연주로 진행됐다.
일부 참석자는 「이제 잊혀진 전쟁은 아니니」(No more Forgotten War)라는 등의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있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병과 가족들은 한국인을 만나면 『안녕하십니까』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거나 박수를 치는 등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안은 한국전 휴전 33년만인 지난 86년 의회를 통과한후 그동안 설계안을 놓고 수도건설위원회·미술위원회·기념건립위원회 등에서 숱한 재검토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무려 5년만에 설계가 최종통과돼 이날 기공식을 갖게됐다.
기념비 모습은 한쪽에 한국전 전투모습을 길게 새긴 대리석 벽이 둘러싸이고 그 안에 실물크기로 조각된 16명의 병사가 기념비 중앙에 서있는 성조기쪽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들어앉히는 것으로 돼있다. 16개 동상에는 2개의 동양계 얼굴 모습도 끼여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는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처럼 전쟁 자체를 기념하는 전쟁기념비가 아니고 이 전쟁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참전한 참전용사들을 기념하는 것으로 세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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