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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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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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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 윌리엄 1세(1028∼1087) 이래 1천년 가까이 연면히 이어온 영국 왕실서 왕비를 6번이나 갈아치운 헨리8세(1491∼1547)는 변덕스런 폭군의 상징이었고 이혼녀와 사랑때문에 왕관을 버린 에드워드8세(1894∼1972·윈저공)는 순애의 주인공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이들 두왕은 엘리자베스1세 및2세와 밀접한 혈통을 맺고 있다. ◆첫번째 왕비와의 이혼문제로 로마교황청과 관계를 끊었고 우여곡절 끝에 맞이한 두번째 왕비를 단두대에 보내기까지 한 헨리8세는 엘리자베스1세 여왕의 친아버지이고,즉위한지 11개월만에 퇴위하여 이혼경력 2회의 미국여인을 부인으로 맞은후 이역서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첫사랑과 해로한 윈저공은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큰아버지다. ◆엘리자베스 현 여왕쪽에서 본다면 큰아버지 윈저공은 금세기를 함께 살았고 헨리8세는 4백수십년에 이르는 왕통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야 만나는 20대 선왕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현 여왕의 혈육들은 기질적으로는 윈저공의 헌신적인 사람보다는 헨리8세의 변덕스러운 사랑놀이를 타고난 탓인지 결혼생활이 한결같이 순탄치 못하다. ◆단하나뿐인 여동생 마거릿 공주는 처녀시절엔 유부남과 열애에 빠져 화제를 뿌리더니 1978년 사진작가 남편 스노든경과 이혼하여 20세기 들어 파경한 영국왕족 1호를 기록하였고 외동딸 앤공주도 지난 4월 남편 마크필립스와 헤어져 이모의 뒤를 이어 파경2호가 되었으며 둘째아들이 앤드루 왕자는 그보다 한달전 사라왕자비와 별거키로 함으로써 파경3호를 예고했다. ◆큰머느리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찰스황태자의 바람기로 고민끝에 다섯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표면적으로나마 금슬이 무난한 것은 여왕부부 뿐이라는 꼴이 되었다. 다이애나비의 자살기도설에 대해 영국인들은 속이 상하더라도 참고 왕실의 체통을 지켜주기를 원했고,미국인들은 헤어지면 그만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는데 이것이 바로 근엄한 영국신사와 자유분방한 미국 양키들의 의식차이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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