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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 후보」 건강·취미·기호(대선가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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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세 후보」 건강·취미·기호(대선가도:6)

입력
199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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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나이초월 “활력” 유지/16년째 새벽 조깅… 등산·칼국수 즐겨/김영삼/10∼20분 토막잠… 독서·꽃가꾸기 정성/김대중/3시 기상 걸어서 출근… 휴일엔 골프/정주영정치 지도자들의 개인적 성향은 그들의 정치행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 성향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건강 취미 기호 등이다.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그런대로 다양한 취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건강은 『후보가 될만큼 성공했기 때문에 건강하느냐,아니면 건강했기 때문에 후보가 될 수 있었느냐』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김영삼 민자당 대표는 건강유지를 우산순위의 생활신조로 여기고 있다.

다른것은 몰라도 건강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감을 늘 갖고있다.

2백여일의 대권장정을 염두에 두고도 그의 가족들조차 건강문제에 관해서는 별다른 걱정을 않고 있을 정도다.

지난 83년 단식투쟁 당시 20여일간 서울대병원 신세를 진것 말고는 일체의 병증이나 입원경험이 없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품과 철저한 자기관리의 생활철학이 김 대표 건강의 비결이란 얘기.

일기를 「무시」하고 상오 5시20분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새벽조징은 16년간 몸에 밴 주요일과중 하나. 자택 인근 야산의 2백m 조깅코스를 10차례 왕복,하루평균 3∼4㎞는 족히 달리는 셈이다.

평생 꿈을 한번도 못꿔 봤다는 김 대표는 그야말로 「숙면형」 체질. 6·25 피란길에 모친이 하도 보고싶여 「식칼을 품고자면 꿈을 꾸게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했는데도 꿈을 결국 못꾸고 배에 상처만 났다는 일화도 있다.

김 대표의 취미는 수영·서예·등산 등으로 주로 정적인 것 보다는 동적인 것이 많다.

자택연금 시절 」대도무문」의 휘호를 즐겨썼으나 요즘은 짬을 못내고 있고 수영은 어촌 출신답게 김 대표 자신이 『수영을 먼저했는지 걸음마를 먼저했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할 만큼의 수준급.

구 신민당 원내총무 시절인 40년대 중반께부터 승마와 골프도 종종 즐겼으나 유신이 터지자 술·담배와 함께 끊어버렸다. 70년대 중반 조깅을 시작하기전까지는 남산의 헬스클럽에도 다니고 중앙대 운동장에서 축구와 테니스도 가끔씩 하는 등 스포츠엔 만능이란 평.

김 대표는 소식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백반을 조금씩 먹는다는 얘기이고 반찬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아 식욕은 왕성한 편.

아침식사는 시래기 된장국과 과일이 주식이고 가끔씩 삶은 달걀과 우유도 곁들인다.

칼국수와 설렁탕 대구머리지리탕을 즐겨찾고 제일 좋아하는 반찬은 갈치구이.

은평구 신사동에 있는 한 설렁탕 집은 수십년 단골이고 칼국수 집은 성북동쪽에 자주 들르다가 요즘엔 압구정동의 안동국수 전문점도 종종 찾는다.

술은 포도주 1∼2잔 정도로 만족하나 가끔식 강요에 못이겨 대취할때도 있다.

한창때 위스크 2명을 단숨에 해치우는 두주불사였으나 지금은 삼가고 있다는 것. 최근 신경식 전 비서실장의 이임연에서는 「폭탄주」 3잔도 비웠다.<정진석기자>

○…김대중 민주당 대표는 이순을 넘겨 고희를 바라보는 67세의 나이에도 50대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71년 총선에서 유세 지원차 지방을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본인은 살인기도라고 주장) 무릎부상을 입어 한쪽다리를 약간 절지만 일상생활에는 별다른 불편이 없다.

이 때문에 지팡이를 짚고 다녀 지팡이가 한때 그의 상징처럼 되기도 했지만 요즘엔 가급적 사용을 삼가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게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감옥에 오래 있다 보니까 세월이 정지해 미처 늙을 겨를이 없었다』고 조크를 던지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김 대표가 스스로에 대해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서 우러나오는 정신력이 그의 건강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강유지를 위해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고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맨손체조 정도를 하고 낮에는 10∼20분씩의 토막잠을 거르지 않는다. 음식 역시 가리 않고 잘 먹지만 고향이 섬이어서인지 생선회를 즐겨찾는다.

김 대표의 취미는 꽃가꾸기와 독서 및 국악감상. 꽃가꾸기는 감옥에 있을때 시작한 것이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취미가 됐다. 동교동 자택의 뜰에는 항상 꽃이 있고 겨울에는 이를 실내에 옮길 정도로 정성을 기울인다.

망중한의 짬이 나면 서초동에 가서 꽃을 직접 산다. 독서는 그가 젊었을때부터 해온 습관중의 하나. 특히 감옥에서 각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할 수 있었고 그의 자택 자료서재에는 1만2천여권의 책이 가지런히 분류돼 꼽혀 있다.

국악감상은 우리의 창이 한에 입각해 있음을 감안하면 그의 정치적 역경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연설중에서 『춘향이의 한은 변사또를 징벌하는데서 풀리는게 아니라 이 도령을 만나는데서 풀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창 부분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취미와 함께 김 대표는 서예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이루고 있다. 그는 어려웠던 자신을 도와준 지인들에게 휘호선물을 주로 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휘호를 갖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한때 파이프 담배를 즐겼으나 80년 수난이후 끊었다. 지금의 기호품중에는 커피가 으뜸이다. 감옥에 있던 시절에 커피를 마시고 싶어 애를 먹었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커피를 즐긴다. 주량은 젊은시절에는 두주불사였으나 지금은 맥주 1병 정도.

김 대표는 논리적인 그의 성품대로 비교적 차분한 생활을 하는편인데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그의 이같은 생활이 정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투영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때문인지 주변에서는 김 대표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보통취미」를 가져보라고 권하기도 한다.<이병규기자>

○…정주영 국민당 대표는 대선후보로서 77세 고령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그 약점을 극복할만한 건강을 동시에 갖고있다.

정 대표를 처음 만나본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보다 정정하다』는 말로 그의 건강을 평가한다. 그러나 정 대표의 일상활동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정 대표는 매일 새벽 청운동 자택을 나서 서대문 고려병원 앞의 중앙당사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상당한 속보로 40여분간 걷는다. 정 대표는 이어 당직자들과의 회의,방문객 접견,외부행사 참석 등 쉴틈없는 일정을 채운뒤 밤 9∼10시께 잠자리에 든다. 지난달 28일 평화시장을 방문했을때는 새벽 4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시장을 돌아본뒤 곧바로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연초 창당이후 지금까지 줄곧 이같은 생활을 해왔지만 특별히 피곤해 하거나 아픈 기색을 보인적이 없었다는게 측근들이 설명이다. 오히려 수행하는 비서진이 코피를 쏟을 정도였다는 얘기다.

정 대표의 건강에 대해 측근들은 일에 대한 정열과 규칙적인 생활이 그 비결인듯하다고 말한다.

정 대표의 아침 기상시간은 상오 3시∼3시30분. 보급소에서 구해온 조간신문을 샅샅이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끼 식사 시간대는 항상 일정하다. 새벽 5시께 집으로 찾아오는 아들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데 이때 식탁에 오르는 음식은 배추잎과 순두부,현미밥 등이다. 점심식사도 가능한한 집에 와서 한다. 즐기는 음식은 갈비와 회,야채 등이며 식사량은 보통.

술은 그다지 많이 마시지 않지만 기분이 좋을때는 위스키 스트레이트 5∼6잔은 거뜬. 최근 한 술자리에서는 처음으로 폭탄주도 한잔 마셨다고 한다.

운동은 도보출근외에 특별히 하는 것은 없지만 일요일 새벽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골프는 초장기인 50년대부터 즐겨왔으며 핸디 18.

창당전까지만 해도 테니스장과 수영장을 자주 찾았다는 측근들의 설명.

취미는 서예와 농촌풍경 구경하기.

시간이 날때마다 붓글씨를 쓰기 때문에 자택은 물론 서산농장 등 정 대표가 자주 찾는 장소에는 지필묵이 상비돼 있다.

현대 명예회장 시절에는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라는 문구를 직접 써 각 사무실에 붙이도록 했다는 후문.

한가한 주말에는 농촌을 찾아 농사짓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생각에 잠기기를 잘한다.

가끔 비서실 직원들과 연극관람을 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노래는 「가는세월」 「이거야 정말」 「해뜰날」 등.<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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