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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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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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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이긴 하나 한동안 「체력은 국력」이라는 구호가 나돌았다.이쯤은 그래도 괜찮았다. 「스포츠 입국」이란 말은 한술 더 뜬다. 뜻 자체가 애매했다. 체육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운다는 것인지,아니면 체육이 번성해야 나라도 번영한다는 의미인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서울올림픽도 성공했고 프로 스포츠가 생겨났다. ◆체육 진흥은 언제나 바람직하다. 국민건강과 체력 향상을 위해,또한 건전한 여가의 방편으로 활성화 하는 것을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나치면 탈이 난다. 순수 스포츠는 점차 자취를 감춘다. 자꾸 돈에 묻혀가는 기색이다. 스포츠를 좌우하는게 체력이나 정신력보다 금력이 앞서 가고 있다. 스포츠 아마추어리즘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런 현상을 TV가 더 부추긴다고 해도 혹평이 아닐 것이다. 한창 시즌이라고 그런지 주말과 휴일의 낮방송엔 스포츠 중계가 빠지지 않는다. 「체육입국」이란게 이런 것인가 의문이 터진다. 흠을 잡거나 트집을 걸자는게 아니다. 정도가 지나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을 따름이다. 스스로 한계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그 파급영향이 어떨가를 한번쯤 생각해야 옳은 일이다. ◆앞으로 40여일 지나면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열린다. 스포츠 중계의 황금시장이 개장되는 셈이다. TV 3사는 또 한번 무한 경쟁에 돌입할 태세하고 한다. 시창자들의 관심 높은 종목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에 생중계를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똑같은 생중계를 방송사마다 파견할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따로 따로 제 목소리로 내보낸다니 이것이 낭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더욱 괴이한 것은 올림픽 특수를 겨냥,종일 방송을 요청하고 있음이다. 전파의 낭비는 에너지와 시간의 낭비로 이어진다. 하루종일 TV에 시선을 묶어 두면 일은 언제 하란 말인가. 공연히 생중계만 고집하는 것도 마땅찮다. 녹화중계로 느긋하게 저녁에 보아 무방하다. 올리픽 구경보다 바쁜 일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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