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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약선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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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약선언(사설)

입력
1992.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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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국 대표가 참석한 국제마약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려 제주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의 골자는 마약류 단속에 재정 및 인적지원을 늘리고,유엔마약류 통제본부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2천년까지의 유엔마약류 퇴치 10개년 계획의 목표달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같은 제주선언 채택은 11개국이 공동대처를 결의함으로써 마약단속의 국제적 협력시대가 본격화 한다는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게다.생활의 여유 및 무분별한 향략추구 풍조의 만연으로 국내의 약물중독자는 1백만명,마약·히로뽕 등 습관성 의약품의 거래액이 1조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확산일로에 있다. 더구나 개방화·국제화로 나라간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해외의 마약·히로뽕·코카인 등이 한국시장을 직접 겨낭하거나 한국을 전파루트의 중간거점으로 삼는 경향이 급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외국산 습관성 의약품의 무분별한 침투는 국내의 자생적인 굵직한 제조거점들이 그간의 단속으로 와해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90년 오늘날 세계를 풍미하는 신종마약인 각성제 코카인이 본바닥 콜롬비아에서 조직적으로 반입되다 적발된바 있었다. 남미산 코카인의 상륙은 우리나라도 국제마약 전쟁에서 더이상 초연 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작년부터는 미국으로부터도 히로뽕과 코카인 및 LSD까지 출입이 잦은 우리 교포들을 통해 밀반입되기 시작했고,중국 교포들의 모국방문이 잦아지면서 중국산 생아편의 엄청난 유입도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사실 중국은 생아편뿐 아니라 히로뽕의 국내 공급원으로도 새로 부각돼 각별한 경계와 협조와 절실한 실정이다. 앞서 대만을 경유해 중국산 히로뽕 50억원대가 밀반입되어 국내 판매조직과의 연계여부가 주목된바도 있었다.

과거 히로뽕의 생산·공급기지 구실을 했던 우리나라가 국내 조잭이 무너지면서 동남아일대산 마약 등의 북미 및 유럽으로의 유출중간 기지로 빈번히 이용당해 오히려 선진국의 경계 및 협조요청 대상국이 되고 있는 것도 최근의 경향이다. 주로 아프리카인 운반책들이 이용하는 암거래 중간기지화는 우리나라가 더 이상 국제마약 전쟁의 와중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드러냈다 하겠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이같은 마약류 거래의 새로운 양상을 반영하듯 아세아 6개국,미국·콜롬비아 등 북남미 3개국,독일 등 유럽지역 2개국 대표가 참석했다고 한다. 국내위주의 단속이 이제 한계에 이르러 국제적 단속공조 체제의 활용이 시급해졌기에 국제간 회의로만 끝낼게 아니라 합동단속 실적을 쌓아 마약류 유통을 실제로 근절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마약류의 발본은 단속뿐만 아니라 교육과 계몽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국제화에 부응한 국내 감시·단속체제의 강화 등 종합대책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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