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이 1972년 10월17일 소위 10월 유신을 단행한 속셈은 뻔했다. 겉으로 국가안보의 강화,능률적인 국정운영,그리고 한국적 민주주의의 구현을 내세웠으나 실은 71년 대통령 선거때 혼이 나고 8대 총선으로 야당의석이 크게 늘자 정국운영과 통치를 쉽게 하기위해 실시한 것이다. ◆계엄령을 선포하여 국회·정당을 해산하고 헌법을 멋대로 뜯어고쳐 대통령의 권한을 막강하게 강화한 것. 우선 대통령 선거는 통일주체 국민회의라는 엉터리 기구에서 단독입 후보하여 98%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되고 국회의원의 3분의 1은 대통령이 일괄추천,통대에서 승인하는 기상천외의 수법을 채택했다. ◆이같은 체육관서 대통령 선출과 국회의원 임명방식의 원조는 인도네시아(인니)다. 인니의 경우 국회의원 5백명중 4백명만 민선이고 나머지 1백명은 대통령이 군부고위 인사들중에서 임명토록하고 있고 대통령은 국회의원외에 지방의회서 선임한 대의원과 대통령이 군부와 정당·직능 출신인사중에서 임명한 5백명 등 1천여명으로 국민 협의회를 구성,그곳서 선출케한 것. ◆올해 70세로 집권 26년째인 수하르토 대통령은 지난 66년 불발된 친공 쿠데타를 계기로 국부 수카르노 밑에서 참모총장으로 있다가 정권을 맡았었다. 집권 초기엔 대대적인 반 부정부패운동을 벌여 「창렴한 지도자」로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으나 오늘날에 많은 국민과 학생 및 야당으로부터 「거부를 부정축재한 독재자」로 지탄을 받고있다. ◆처음 집한칸 밖에 없었던 사하르토는 검은 돈을 모아 엄청난 재산가가 됐다는게 반대파들의 주장이다. 즉,차남과 3남이 빈속으로 회사설립 10년만에 10대·25대 안에 드는 재벌이 된 것을 비롯,맏아들 맏딸 사위 친동생과 사촌동생 등 일족이 석유시추 항공 건설 생산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날로 수하르토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음은 9일 실시된 총선결과로도 확인되고 있다. 「창렴한 지도자」라도 장기집권을 강행하면 남는 것은 「독재자」 「부정축재자」라는 오명뿐이라는 전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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