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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 남은 징코민 파동(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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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 남은 징코민 파동(사설)

입력
199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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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이 흔들리듯 요란했던 메탄올 파동의 성과는 과연 무엇인가. 그 파동의 전말을 지켜본 국민들은 너나없이 지금 그것을 묻고 있다. 검찰 수사에 보사부의 자체감사 결과까지 차례로 발표된 지금 사실상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사행정이나 제약업계에 도사린 여러 의문들과 변죽만 올린 검찰수사의 관행 등 온갖 문제들이 원점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는 것이다.보사부 감사결과에 하루앞서 발표된 검찰수사 결과는 행정 및 검증기관과 업계의 구조적 유착관계를 척결해 주리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서둘러 무혐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파동 자체가 보사당국의 검사·발표 과정에서의 우발적·기술적 실수때문일 뿐이었다는 해명성 설명이 뒤따랐다. 보사부 자체의 감사결과도 업체에서 제조공정을 지키지 않고 서둘러 메탄올이 전류했으나 그 정도로는 인체에 거의 영향이 없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되어 있다.

국민들이 지금 의아해하고 있는 것은 이번 수사결과가 의약품의 안전에 대한 확신을 여전히 심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동의 핵심은 메탄올이라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시중에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의약품에 잔류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수사는 이같은 핵심문제에 대한 원인과 책임규명도 없이,검사과정만 쫓다 서둘러 면죄부만 준 꼴로 끝나 버렸으니 앞으로도 국민들은 메탄올이 잔류된 약을 여전히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도대체 당국의 속셈은 알길이 없다.

검찰의 수사발표문 중에는 징코민에서 메탄올이 검출되는 이유들로 은행잎 에끼스 추출시 및 코팅시 용매로 사용한 메탄올이 잔류했을 가능성과 함께 농축·정제·건조 과정에서 충분한 공정을 거치지 않아 남아있었을 가능성도 지적하고는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업체의 불충분한 공정 및 당국의 감독책임에 대한 수사는 왜 않았는지 묻고 싶다.

결국 보사부나 검찰의 발표로 미루어 당국의 일관된 방침은 서둘러 불이나 끄고 보자는데로 모아진다. 공정상 메탄올이 잔류했다해도 미량이어서 별문제가 안되고,검사과정에서 실수는 인정되나 법률적 잘못은 없고,구조적 비리·유착도 아직 증거가 없다는 것이 아닌가.

이같은 당국의 발표를 액면대로 믿고 따른다해도 또다른 의혹이 솟구침을 막을 길이 없다. 국민보건을 책임진 보사당국의 무책임·무능에다 엄정해야할 겸찰수사의 걸핏한 편의적 남용 사례에 대한 걱정이 마로 그런 의혹의 정체일 것이다. 메탄올 파동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지금부터라도 보사부가 책임과 문제의 소재를 분명히 가리고,검찰도 미진한 수사를 철저히 매듭짓는 것만이 국민적 의혹을 풀어줄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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