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진 우려속 16일 방미12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96년까지의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옐친의 조기퇴진을 암시하는 러시아 국내외의 우려는 독립국가연합(CIS) 출범에 따른 과도기적 혼란현상과 더불어 제기되고 있어 한층 시선을 끈다.
세르게이 샤흐라이 전 러시아 부총리는 최근 『러시아 보수 강경세력들이 금년내에 옐친을 축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옐친의 고위측근으로 활동하다 지난달 사임한 샤흐라이는 『주요 권력기구에 포진해 있는 보수 강경파가 최고회의에서 옐친 사임을 종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고위 관계자들은 『과거 소련치하에서 권력을 휘둘러온 보수 강경세력이 재기해 경제개혁을 방해하며 군부 등에서 세력확장을 기도하고 있다』며 보수파의 반격에 우려를 표시했다.
물론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옐친 자신은 건강문제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96년 임기고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옐친은 지난달말 『이번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겟다』면서 재선포기 의사를 공식화 했다.
옐친은 11일 취임 1주년을 맏아 가진 내외신 회견을 통해 『개혁의 후퇴는 없을 것이며 오는 96년으로 예정된 임기만료 이전에 퇴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국주도권이 개혁파 수중에 있는 한 옐친의 권좌와 개혁·개방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긴 하다.
그러나 체제전환 과정에서 야기된 사회경제적 난맥상이 악순환을 반복하고 개혁파 내부의 의견통일마저 깨질 경우 옐친의 정치생명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더욱이 미 국방정보국(DIA) 등 미국의 일부 정보기관은 옐친이 건강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심심찮은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보수파의 대공세로 특징 지워진 지난 4월의 인민대표대회이후 옐친의 국내 정치활동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모스크바 시민 79%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난 옐친에게 개혁의 속도와 내용을 둘러싼 보혁갈등은 결코 반갑잖은 걸림돌임에 틀림없다.
오는 16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옐친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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