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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의 미덕/김수종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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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의 미덕/김수종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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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 개발회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뜨거운 브라질의 태양 아래 1백70여개 국가대표가 모여 서로 다투고 의논하는 광경을 보며 느끼는 소감의 하나는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가 너무나 작다는 생각이다.교통과 통신혁명으로 이웃처럼 가까워진 세계 각국은 이제 지구환경문제를 더이상 남의 일로만 돌릴 수 없는 입장에 서 있다.

한국에서 입에 붙은 말처럼 떠드는 「바다는 무한한 자윈의 보고」라는 개념도 수정하지 않을수가 없게 됐다. 공기조차도 공짜로 생각할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있다. 환경체 관한한 국경의 개념은 허물어지기 시작했으며 국제법상 신성 불가침이던 주도권 개념도 해석을 달리해야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유엔 환경회의는 미시적으로 보면 지역국가 선·후진국간 갈등의 측면으로 볼 수 있지만,거시적으로 보면 환경문제가 인간의 경제활동을 제어하는 주요 요인으로 부각됐다는 추세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에너지 소비량으로 문명정도를 계측하는 「탄산가스 문명」에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량이 연간 14%씩 늘어나는 한국에 이번 회의는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인류가 배출하는 탄산가스는 85억톤이고 한국은 이중 약 1%를 차지한다고 한다. 21세기의 어느 시점에 가면 한국이 탄산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방지 협약이 다음 세기에는 지구촌의 가장 언격한 규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환경외교를 통해 한국의 몫을 차지한다든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문제는 너무나 상식적인 대안일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를 늘리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려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국민을 1인당 GNP의 강박 관념속에 몰아넣지 않고 공편한 분배정책을 통해 저성장으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할 때인 것이다.<리우데자네이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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