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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규격 나라마다 천차만별/제2 무역장벽으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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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규격 나라마다 천차만별/제2 무역장벽으로 대두

입력
199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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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수출에 클레임 급증/90년 미선 8백여건 통관불허/“정보만 빠르면 OEM비중 낮출수도”공업 규격이 새로운 수출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세계 각국이 저마다 독특한 공업 및 품질규격을 새롭게 정하고 있으나 이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입수하지 못하고 규격이 다른 제품을 마구 수출해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계무역의 추세가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뀜에 따라 규격과 관련된 정보입수가 수출의 성패를 가름하는 열쇠가 되고있다.

중소전기용품 생산업체인 A사는 지난달 영국에 조명기구를 수출했으나 영국의 플러그가 국내형과는 달리 구멍이 3개인 것을 로르고 2개짜리 플러그가 부착된 제품을 선적했다가 이를 세관에서 바꾸는 소동을 벌였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강판을 수출한 D철강의 경우 강판규격변경사실을 몰라 현지 업체로부터 클레임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가스레인지 제조업체인 R사는 현지 통용규격을 무시한 채 프랑스로 가스레인지를 수출,통관조차 못한 경우도 있었다.

무역회사인 S사는 최근 캐나다에 5백만달러어치의 가구를 수출하면서 캐나다의 표준규격과 다른 국내형 가구용 나사못을 보냈다가 배상해주는 곤욕을 치렀다.

유럽 14개국은 「의약품제조에 관한 검사의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해 서로 교역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으나 우리나라는 이에 가입하지 않아 국내 모상사가 인삼제품을 독일에 수출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프랑스는 봉제완구를 수입할 경우 안전규격에 따라 완구의 부착물이나 완구부품이 36개월 미만의 어린이들이 삼키거나 흡입할 수 없는 크기여야 하는데 국내 봉제완구업계에서는 이를 모르고 수출했다가 세관에서 통관금지 조치를 당한 적도 있다.

이탈리아에 승강기부품 및 전기전자부품을 수출할 때는 수출업체가 국내의 KS마크와 유사한 IMQ마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획득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경비를 낭비한 바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한국업체들이 FDA의 수입검사 규정을 제대로 몰라 지난 90년에 식품류·가전제품·의약품 등 총 8백12건이 통관검사에서 불합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피해사례에서 보듯이 국내기업들은 세계각국의 규격장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주요 교역상대국의 관련 공업규격 정보를 입수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어 외국 공업규격의 보급과 활용에 대한 대응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수출품의 80%이상이 OME(주문자상표부착) 방식에 의한 수출이어서 외국의 주문자가 요구하는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 외국규격에 대한 신속한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활용할 경우 OEM방식 수출비중을 낮출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업표준협회가 1백여국의 13만여종의 외국규격을 입수,각 기업에 정보제공을 해주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현대건설,금성사,대우자동차,대림엔지니어링 등 1백18개 기업이 규격정보시스템을 도입,규격에 관한 각종 정보를 자사 제품생산에 반영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공업표준협회 김영배 상근부회장은 『국내기업이 자체기술개발을 하고 제품을 생산코자할 경우 수출상대국의 관련규격의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관련규격의 내용이 수출상대국에서 요구하는 제조시방라는 의미이외에도 그 나라 최고의 기술자 및 학계·연구소 등의 우수두뇌들이 수년간 연구와 검토를 거쳐 내놓은 최고수준의 기술사항이므로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그 나라의 기술장벽에 걸쳐 수출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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