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체제정비인·학맥 동원 총력/정치사활 건 “고지선점” 치열/김영삼/여 결속 “우선”속 「민주산악회」 세보강/김대중/「비호남」 기반확대… 종친회 완전 가동/정주영/당 전열 재편시급… 「현대」 의존 불가피다가올 12월의 대통령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치열한 대회전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여야·지역간 대결구도 이외에 세대교체와 탈지역주의에 대한 여론의 기대 등 선거결과의 속단을 불허하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30여년간 군출신 대 민간인 출신으로 대별되던 선거양태가 순수민간인 출신간의 한판승부로 그 윤곽을 드러낸 것은 이번 선거에 쏠릴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지대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케 한다.
민자·민주·국민당 등 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는 이미 김영삼·김대중·정주영대표로 확정된 상태이고 이들은 벌써부터 공개 또는 비공개로 대권가도를 줄달음질 치고 있다.
이번 대선을 정치적 사활의 승부처로 인식하고 있는 3당 후보들은 동원가능한 공·사 조직을 풀가동할 채비를 서두르면서 체제정비를 위한 구체적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조직·자금·홍보 등 3대 선거요소중 조직은 준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선거전략의 핵심 버팀목이다.
3당 후보들은 벌써부터 대선고지 선점을 위한 대선채비의 기초조직 보강 및 전열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영삼후보의 민자당은 과거의 여당과는 달리 3당 합당에서 비롯된 이질 집단간의 불완전한 융합이란 내재적 특수성으로 인해 조직정비의 필요성을 최우선 당면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김 후보 진영이 체제정비의 1차적 수순으로 삼고 있는 것은 범여권조직의 결속작업이다. 지난 87년 대선에서 노태우대통령을 탄생시킨 것은 다름아닌 여권조직의 총체적 뒷받침이었으며 이를 재현시키는 길만이 12월의 승리를 확실히 담보할 수 있다고 믿기때문이다. 범여조직내의 「반YS층」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이나 이종찬의원 그룹 등 반대파에 대해 연성의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5·19 전당대회직후 최규하·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을 만났고 군부대 방문 등을 통해 여권의 뿌리깊은 기간조직과의 연대를 한층 강화하는 최근의 접근행태 등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 진영은 청와대·안기부를 비롯,군·관·재계와 유대강화 등 범여결속과 지지기반 확산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 틀림없다. 아울러 이를 위한 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조력도 뒤따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선거대책본부의 모체가 될 「대선기획단」은 7월 초순께 우선 당사무처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여기서는 공조직의 체제정비와 관련,조직의 정예화작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설정 등 총체적인 선거전략을 입안하게 되는데 「YS 대통령만들기」에 동의,당원 모두가 팔을 걷어붙일 수 있는 「체질개선방안」도 아울러 강구중이란 후문이다.
이같은 조직활성화계획은 늦어도 8월말까지 임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짜고 있으며 7∼8월의 하한정국을 이용,1만여명의 전국핵심당원 수련회와 2만여명의 지구당 간부를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을 실시,득표역량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김 후보 대선조직운용의 또 한가지 특징은 외곽 사조직의 적극 활용이다.
김 후보측은 사회의 다원화추세에 따라 지난 대선때와 비교해 정치욕구 또한 다양하게 변모돼 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공조직의 보강이란 측면 이외에도 김 후보의 친위부대를 적재적소에 투입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과거 김 후보 대선조직의 전위대 역할을 했던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을 확대 보강키로 했다.
전국조직인 민주산악회는 현재 20만∼30만 규모이나 대선때까지 1백만명 규모를 목표로 김명윤 현 회장을 최형우 전 정무장관으로 교체,세 보강을 꾀할 계획이다.
비서실도 최창윤 전 공보처장관 중심으로 확대개편,특보진용도 3∼4명 보강할 예정이다. 김 후보의 사조직은 최형우의원이 주도하되 김 후보외 지근거리에는 서석재의원이 실무역할을 맡고 김덕룡 총재비서실장이 공동보조를 취하는 이른바 「최서김」 삼두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후보가 장로로 있는 충현교회 중심의 겨레사랑협의회 등 개신교 보수교단,경남고 동창회 등 기타 사조직도 각각 한몫을 담당하게 될 것 같다.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 진영은 이번 선거의 여건이 지난 대선때보다 훨씬 호전됐다는 자체판단아래 「비호남권」 조직기반 확대에 선거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범야권내의 「반DJ정서」를 희석시키고 온건비판세력과 중산층 지지기반의 확대를 위한 다각도의 조직정비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특히 김 후보의 「영남 교두보」를 위해 전국 규모의 가락종친회 등 외곽지원조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비호남권에 대한 세확산전략의 단적인 예다.
김해 김씨,김해 허씨,인천 이씨 등을 묶은 이 조직과의 유대강화를 위해 최근 각 도별로 종친회 연락책임자를 종친회소속 현역의원으로 정해놓고 있을 정도다.
김 후보는 또 취약지역인 영남과 중부권의 공조직 강화를 위해 시·도 지부장을 자신의 직계로 선출했다. 이는 민주계에만 맡길 경우 비호남표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취약지역의 「직접관리」 의지를 선보인 것이라는 설명.
그러나 김 후보측은 이미 2차례의 대선참여를 통해 일궈놓은 각종 「비선조직」의 활용을 보다 염두에 두고 있다.
즉 김 후보의 사조직은 여권조직과는 달리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나름의 활동력을 인정받고 있는 비선조직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것. 또한 재야 및 각종 직능단체와의 사안별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김 후보의 고정표인 「골수 야당표」를 한데 묶어 놓겠다는 계산이다.
김 후보측은 이와함께 14대 공천 과정에서 후유증을 겪었던 청년사조직 「연청」과 「민헌연」에 대한 확대개편을 서두르고 있으며 종교·학계의 막후조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후보의 공식선거대책기구 발족시기는 민자당보다 늦춰잡고 있는데 이부영 최고위원 장재식 정책위의장 유종근 홍보위원장 조승형 비서실장 한화갑·강창성의원 등이 깊이 간여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후보의 대선관련 조직중에서 가장 은밀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 조언 그룹들.
김 후보가 20년 가까이 유력한 대권후보로 계속 거론되었고 그의 정치역정이 파란만장 했다는 점때문에 각 분야에 걸쳐 드러나지 않는 참모진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 조직은 철저한 보안속에 김 후보를 정점으로 점조직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포착이 어렵다.
이와함께 김 후보가 해외생활과 폭넓은 교제를 통해 이뤄놓은 「해외두뇌」들도 그에게 많은 힘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80년 봄때도 「섀도캐비닛」으로 불릴 만큼의 두뇌를 주변에 모았다가 된서리를 맞은바 있다.
정주영 국민당 후보의 대선조직은 외양상 공조직의 형태를 갖추곤 있으나 14대 총선을 위해 급조된 조직이어서 보강 및 정비가 민자·민주 양당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늦어도 7월말까지는 전국의 공조직을 완전 재정비할 계획이며 우선 45개 미창당지구당의 조직책 인선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당대회전에 구성했다가 후보선출때까지 유예했던 조직강화특위도 조만간 재가동할 방침.
그러나 정 국민후보의 대선조직은 현대와의 단절선언에도 불구,어차피 방대한 현대조직의 직·간접 지원을 토대로 구축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른바 최대 사조직으로 일컬을 만한 현대계열 42개사의 가족 17만여명과 수백개에 이르는 협력업체 사원들의 조력이 정 후보 조직의 원동력임을 부인하긴 어렵다.
따라서 총선때 운영된 부사장단급의 「제도개선위」가 재조직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대선 기획단에 기용될 예정이던 박세용 송윤재특보가 현대상선 사건으로 구속되고 이현태 전 그룹기조실장이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등 「외압」이 가중돼 「국민당현대」가 원활하게 연결되진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다른 사조직으로 정 후보가 지난 68년부터 회장을 맡아온 전국조직의 지역사회 교육협의회와 지난 91년 방중을 계기로 구성된 「천지동우회」,체육인 동호회 등도 측면지원이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특히 전·현직교사와 학부모 지역유지 등이 회원인 지역사회 교육협의회는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때문인지 정부측의 이 조직에 대한 견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정 후보 진영은 이북 출신 유권자들의 표를 적극 흡수한다는 계획아래 실향민단체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 대선조직의 핵심인물로는 김동길 최고위원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예정이고 이내흔 종로지구당 위원장과 이병규 보좌역 등이 사실상의 기획·조정역할을 담당하게될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정 후보의 대선 사조직은 정 후보 개인 인맥과 현대의 두축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이며 선거조직의 「현대색채」로 인해 따가운 여론을 극복하는 문제가 효과적인 조직운영의 관건이 될 것같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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