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서 밀사”설로 대만 술렁/“이선념사위 극비리 대북방문”/행정원 부인불구 확실한 증거/이 총통도 공산당인사 사상 첫 접견등/“양안관계 큰 변화 조짐 아닌가” 촉각【홍콩=유동희특파원】 대만정부는 대륙공산정권과의 직접 대화를 고집스레 거부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만정부의 대륙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하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어 양안관계의 진전과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한가지가 「대륙의 밀사」에 관한보도.
지난 3일 대만정가는 중국시보 1면에 주먹만한 활자로 크게 보도한 이 「대륙의 밀사」 기사로 크게 술렁거렸다.
보도내용은 중국의 전 국가주석이며 현재 정치협상회의 주석직을 맡고 있는 이선념의 셋째사위인 유아주가 지난 4월28일 대만을 비밀리 방문,장언사 총통부비서장과 학백촌 행정원장과 회담을 가진뒤 5월2일 대륙으로 돌아갔다는 것. 이같은 보도에 대해 총통부와 행정원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시보의 기사는 부인성명만으로 묵살해버리기 어려운 구체적 증거를 갖고 있었다.
안휘성 출신의 유아주라는 이름의 인물이 4월28일 대만에 입국한것은 대만출입국관리소가 확인한 엄연한 「사실」. 또 동명이인으로 보기도 어려운 것은 출시지뿐만 아니라 나이마저 40세로 이선념의 사위인 유아주와 똑같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유가 밀사라는 심증을 굳혀주는 것은 출국할 때까지 대북시내의 어느 호텔에도 그가 묵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문필가인 유아주는 모택동,주은래,유소기,강청 등의 평전을 옴니버스식으로 엮은 「천안문광장」이 국내에 소개된 바도 있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중국시보에 따르면 유아주는 장언사와 학백촌과의 회담에서 양안간에 직항로를 개설하는 문제와 군비문제 등 중요현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의 사건은 이등휘총통이 사상 처음으로 공산당원을 공식접견한 것. 이 총통은 지난 1일 대만문화협회가 주최한 「국제주자학회」에 참석한 국내외 학자들을 접견하면서 대륙의 학자들도 만났는데 4명의 대륙학자중 3명이 바로 공산당적을 지닌 인사였다. 이 총통의 이같은 행동은 대만정부가 그동안 고수해왔던 「3불정책」의 하나인 「불접촉」정책이 공식적으로 폐기됐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이 두가지 사례만으로 대만정부의 대륙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간주하는 것은 물론 너무 성급한 판단일지 모른다. 그러나 대만정부는 최근 대륙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강요받고 있다. 그것은 한국과 중국과의 수교움직임이 이제 속도를 조정하는 단계로 접어들었고 대만내의 대만독립주장이 날로 거세지고 있기때문이다.
만일 한국정부가 중국과 수교를 하게되는 경우에는 고립감에 빠진 대만인들은 대만독립주장에 크게 기울어질 공산이 큰것이다. 따라서 대만정부는 「3불정책」의 고수라는 기존의 정경분리정책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이들 두가지 사건을 검토해 볼 때 대만과 대륙사이에 키신저식의 밀사외교가 수면하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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