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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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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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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의 짙푸른 활엽수는 싱그럽다. 6월은 녹음방초의 계절이다. 찌는듯 타는 태양에 해당화가 타는듯 피어 교태를 자랑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이 때를 「맥추」라고 하여 보리타작과 모내기에 일손이 바쁘다. ◆6월은 망종이자 단오(5일)가 들어 있고,보훈의 날인 현충일(6일)이 있다. 더욱이 잊지못할 민족상잔의 비극을 연출한 「6·25」가 끼어 있다. 그 뿐인가. 「6·10」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6·29」의 달이기도 하다. ◆「6·25」는 꼬박 3년동안 동족살육을 벌인 비극의 역사였다. 유엔군측 사상자만도 33만명이었다. 공산군은 그 4배가 넘는 1백30만명. 20만명이 넘는 전쟁미망인과 10만명의 전쟁고아가 나왔다. 유엔군측 전비만도 1백50억달러로서 제1차 세계대전의 전비와 맞먹는다.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치는 일이다. 물질을 바치는 것도 어렵지만,목숨을 바치는 것은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나 다름없어 더욱 어렵다. 그래서 호국영령앞에서는 무조건 고개가 숙여진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수호하고 민족을 보위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쳐 용감히 싸운 호국영령이 있기에 나라를 지탱할 수 있었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말아야 한다. ◆6월은 또한 민주화의 달이기도 하다. 「6·10」 민주항쟁과 「6·29」 선언은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 안보와 민족통일을 일깨워준 「6·25」와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인시켜준 「6·29」가 같은 달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두목표를 다함께 달성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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