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그린산업정책」 너무 전시적(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그린산업정책」 너무 전시적(사설)

입력
1992.06.06 00:00
0 0

우리는 정부,기업,개인 등 경제주체들이 체질적으로 위기관리 태세가 돼있지 않다. 준비성이 없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나간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올부터 규제를 받게 되는 프레온가스(CFC)가 대표적인 사례다. 프레온가스는 발포제와 냉매제로 각종 분무제,냉장고,에어컨,소화기 등에 널리 사용된다.몬트리올협정 가입에 따라 우리는 올해부터 지금까지 연간 3만6천톤씩이나 사용해온 프레온가스를 2만톤으로 감축해야 한다. 프레온가스 사용제품의 총매출액이 약 15조로 추산되고 있는데 프레온가스 사용허용량 감축분 만큼 제품생산을 줄이거나 아니면 부족분을 다른 나라의 쿼터에서 수입,충당하는 수 밖에 없다. 오존층의 파괴위협이 증폭하자 미국,EC 등 구미 국가들은 아예 95년부터 프레온가스 사용제품의 생산이나 수입을 앞당겨 금지키로 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뒷짐지고 있다가 이제야 정부·업계가 야단법석이다. 94년까지 독자개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과학기술연구원의 주도하에 집중연구에 들어갔다. 계획에 차질이 나면 미,일,EC 등지에서 프레온가스 대체품을 값비싸게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업계는 뭘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에 비하면 상공부가 이번에 발표한 「새로운 환경수요 변화에 대응한 산업정책 추진계획」은 우리의 산업을 세계적 추세인 환경보존운동에 호흡을 맞춰 재편,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정책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규제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프레온가스만이 아니다. 지구의 온난화(온실효과) 방지를 위해 「세계 기후변화협약」 체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목적인데 미국이 아직 열의를 보이고 있지 않아 교착상태다. 그러나 미국 산업계가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억제기술을 개발하거나 지구의 온난화현상이 심화되면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실행이 급진전될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국가간 유해폐기물의 교역을 금하는 바젤협약에 곧 가입할 계획이므로 폐지,폐납,폐플라스틱 등 이들 폐기물의 수입금지에 따른 대책도 세울 필요가 있다. 산업도 이제는 저공해,저에너지,저자원소모형 등 3저체제로 전환이 요구된다. 상공부가 산업정책의 환경화로의 전환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시의 적절한 방향제시라 하겠다.

또한 환경산업의 시장확대를 예상,올해부터 97년까지 저공해 소각로 개발 등 1백20개 공해방지 핵심기술 개발에 1천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도 뜻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공부의 이번 「환경변화대응 산업정책 기본계획」은 선언적이고 전시적인 면이 강하다. 상공부는 기획원,과기처 등 관련부처 및 업계와 협의,포괄적·과학적·현실적인 새로운 산업정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