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 평화구실 영향력 확대 속셈/PKO 법안통과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 평화구실 영향력 확대 속셈/PKO 법안통과 의미

입력
1992.06.06 00:00
0 0

◎파병 계기로 군사대국화 추진/아직 못버린 침략속성이 문제【동경=이상호특파원】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안이 5일 새벽 일본 참의원 국제평화협력 특별위원회를 마침내 통과했다.

이에따라 참의원 본회의와 오는 21일까지로 되어있는 중의원의 회기내에 통과절차를 거치는 대로 전후 처음 일본자위대 무장병력의 해외파병길이 열리게 됐다. 첫 해외파병 지역은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군이 누비고 다녔던 캄보디아로 이미 결정돼 있다.

PKO 협력법안의 통과는 일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경제대국에 걸맞는 정치대국화를 노려왔던 일본으로서는 이제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앞세워 국제 무대에서의 발언권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는 전후 국시처럼 지켜오던 「자위대 해외파병 금지」를 헌법이나 자위대법의 개정없이 슬그머니 해제시키면서 「국내외 환경변화」를 그 구실로 삼았다.

일본 국민사이에 헌법경시의 분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걸프전쟁 직후부터이다. 전쟁 직전인 90년 11월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은 58%였으나 지난해 4월 페르시아만 소해정 파견논의 때는 오히려 56%가 찬성했다. 전쟁이 끝난후 소해정 파견은 비군사적이라고 보는 「의식의 대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또 걸프전 당시 1백30억달러라는 거액의 자금지원을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던 경험과 지난해 선진7개국(G7) 정상회담때 가이후(해부준수) 총리가 예전에 비해 융숭한 대접을 받은 점은 바로 일본의 돈 때문이었다는 논의가 일어나면서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력을 가져야 하며 그 첫단계로서 PKO에 참가해야 된다는 여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흑자초대국 일본에 대한 세계 각국의 국제공헌 요구 움직임과 냉전이후 새로운 세계질서 내에서의 유엔 역할증대 등이 맞물려 한국 중국 등 인접국가와 일본내 반대세력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PKO 법안의 강행통과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정치력과 군사력과의 관계이다. 일본이 정치대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해외파병의 길이 열린 군사력이 과연 평화유지와 국제공헌에만 한정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과거 역사를 보면 군사력은 그 속성상 그것을 강력히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없을때 침략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특히 일본은 자위권 발동이라는 명분으로 군대를 파견해 침략을 정당화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PKO 법안의 핵심은 유엔평화유지군(PKF)이다. 법안은 PKF 참가의 국회 사전승인 및 PKF 본부대에의 참가 동결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앞으로 일본의 목적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인 지난 90년 10월16일 유엔평화 협력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가 11월8일 스스로 철회했었다. 그후 91년 9월19일 PKO 법안을 국회에 제출,두달 후에 중의원에서 강제통과시켜 참의원으로 보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참의원에서 재수정된 것이기 때문에 참의원 본회의를 거쳐 다시 중의원으로 보내진다.

중의원에서도 소속 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야 하지만 자민당이 압도적 다수여서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 PKO법안 요지

▷목적◁

PKO(유엔평화유지활동)와 인도적인 국제 구원활동에 협력하기 위한 체제를 정비,유엔 중심의 평화노력에 적극 공헌한다.

▷기본원칙◁

국제평화협력 업무는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와 관계되어서는 안된다.

▷업무내용◁

▲PKF(평화유지군) 본대업무=정전감시,무장해제이행 감시,완충지대의 주둔·순시 등.

▲PKF 후방지원업무=수송,통신,건설,의료등.

▲행정사무감시=선거감시,경찰 행정의 지도·감시,행정사무의 조언·지도.

▲인도적 구원활동=의료,이재민에 대한 구원·물자배포,환경피해의 복구.

▷파견절차◁

PKF 본대업무에 종사하는 자위대의 파견은 국회의 사전승인을 얻지 않으면 안된다. 사전승인의 날부터 2년 후에도 업무를 계속할 때에는 국회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PKF 동결◁

자위대 부대가 실시하는 PKF 본대업무에 대해서는 별도로 법률로 정한다(정전감시단에의 자위관 개인참가 인정).

▷국제 긴급원조대 파견법 개정안◁

방위청장관은 외무장관과의 협의를 기초로 국제 긴급원조활동 및 이 활동을 행하는 인원 또는 기재 등의 해외수송을 자위대원에 맡길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