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환경파괴… 인류 삶의 터전 구하자(신음하는 지구:7)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환경파괴… 인류 삶의 터전 구하자(신음하는 지구:7)

입력
1992.06.05 00:00
0 0

◎환경협약 경제파장/오염물질 새 『통상장벽』 부상/무역질서 「그린라운드 체제」로/기술독점 선진국 “횡포” 예고도환경보호문제가 우리경제의 또 다른 족쇄로 대두됐다. 지난 3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된 유엔환경회담을 계기로 전 세계적 지구살리기 운동이 국내 산업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를 건강하게 생활을 풍요롭게」라는 명제를 내건 지구환경 정상회담에서 지구헌장이 선언돼 이미 부분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지구보호 국제협약들은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고 각종 국제 협약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는 국내경제는 협약 준수에 따른 또다른 제약때문에 허덕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이미 채택됐거나 추진중인 국제협약은 무려 1백50여가지. 우리나라도 지난달 말부터 준수의무를 갖게된 몬트리올 의정서와 유해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후변화 방지협약,산림의정서,해양 생물자원 보호협약 등이다.

이들 환경보호 국제협약들은 오염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제한하고 자연 생물자원의 보전과 개발을 의무화하며 유해 독극물과 독성 화학물질의 국제간 이동을 억제하자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규정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수입규제와 상계관세 등으로 제재하며 자원낭비적 소비패턴과 생활방식까지 규제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결국 단순한 환경보전 차원을 넘어 국제경제 및 통상측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핵으로 대두된 것이다.

이같은 국제 환경보호 문제는 결코 환경보호 선진국이라 할 수 없는 우리나라에는 경제적인 측면의 직격탄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각종 협약들이 대체물질 개발 기술이 취약한 우리 경제에는 경제성장 둔화와 산업구조 재편,수출둔화 등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체물질 개발기술을 갖고 있는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함에 따라 국내 기술개발이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국내 경제의 피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활동 측면에서는 지난 5월말부터 몬트리올의정서 가입국으로 적용받게 된 프레온가스(CFC) 등 오존층 파괴물질의 사용감축이 국내 관련업계의 발등의 불로 등장했다. 프레온가스 사용을 오는 95년까지 86년 수준의 50%,97년 15%,2000년까지 전면 규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몬트리올의정서 가입으로 국내 업계는 올해중 사용 예상량 3만6천톤을 2만톤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따라 CFC를 사용,제품을 만들고 있는 자동차 전자 반도체 발포제 소화기업체 등 약 1천5백여개의 국내 업체들이 그 영향을 막바로 받게됐다. 무역협회는 CFC 사용제한에 따른 국내 업계의 연간 피해액이 최소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방지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후협약도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율을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아직도 갈길이 먼 국내산업의 발목을 잡게 된다. 우리나라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의존도는 80.4%로 미국(63.6%),일본(73.4%),프랑스(52.5%) 등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실정. 국내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이들 연료의 사용규제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형 기간산업의 신규 투자를 어렵게 하고 결국 산업발전을 그만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젤협약도 철강 제지 화학업계의 원료조달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고철이나 파지 중금속 등 유해 폐기물의 교역을 규제한다는 것이 바젤협약의 골자. 이 협약이 발효되면 원자재용으로 고철 구리 납 아연의 찌꺼기와 폐건전지 폐지 등을 수입,재활용하고 있는 국내 철강 제지 석유화학 비철금속 전기 농업 운수업 의약업체들은 원자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대체물질 개발에 대한 신규투자로 막대한 로열티부담을 안게 돼 이에 따른 원가부담은 국제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전망이다.

이밖에 산림 등 생태계의 파괴를 막겠다는 생물학적 다양성 협약과 산림의정서 등의 발효는 국내 목재 가구 제지 건설업계 등의 발전을 위축시키고 해양생물자원 보호협약은 원양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게 됐다.

이들 협약은 또 국내 무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와 대체물질 개발과 적정규정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아예 환경문제 때문에 수출길이 막히는 품목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CFC 사용감축과 화석연료 사용규제는 자동차 전자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조선 등 국내 수출 주종업종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고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환경오염비용을 제품가격에 반영해야 함에 따라 오염방지 투자비용의 증가와 수출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 자유무역 질서를 추구하면서 환경을 이유로 기술장벽을 높이면서 교역을 규제하는 선진국 중심의 새로운 무역질서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와 과대포장이나 일회용품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소비패턴이 자원절약형 소비패턴으로 바뀌고 앞으로의 복지후생은 물자공급에서 쾌적한 환경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이제 환경보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자국내 산업의 이익을 확보하고 환경청정 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십분 활용하려는 선진국들의 횡포를 횡포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생활환경 보전과 국제적인 환경의 무역장벽화에 대비하는 국민 정부 기업 모두의 환경보호 인식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이종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