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하오 2시 서울 종암경찰서에서는 「교통사고 평결위원회」라는 이색회의가 열렸다.이 회의는 교통사고 처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지역에 사는 모범운전사와 마을유지 및 사고담당 경찰관 등이 사고 당사자를 불러놓고 정확한 사고정황을 재구성해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종암서가 국내 처음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15년이상 무사고 운전사 2명과 마을금고 이사장 등 지역유지 2명 및 담당경찰관 2명이 평결위원으로 나서 지난 1일 발생한 오토바이 추돌사고를 다루었다.
먼저 담당경찰관이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하오 2시55분께 서울 도봉구 미아4동 앞 5차선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1차선을 달리던 지모씨(32·서울 도봉구 창2동)가 접근해 오는 차량에 밀려 중앙선을 넘어서는 순간 뒤따라 오던 박모씨(25·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오토바이에 추돌당한 사건』이라고 개요를 설명했다.
이어 지씨는 『왼쪽 깜빡이등을 켰는데도 안전거리를 무시한채 과속으로 달려 추돌사고를 일으킨 박씨 잘못이 크다』고 말했고 박씨는 『지씨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측 이야기를 들은 평결위원들은 논의 끝에 『지씨가 차선을 침범하긴 했으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채 과속을 한 박씨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만장일치로 판정했다.
처음 무죄를 주장하던 박씨는 평결위원들의 설득력있는 평결에 『내 잘못이 크다』며 잘못을 시인,자리를 메운 50여명의 방청객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평결위는 판정이 곤란한 교통사고 조사에 민간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 제도에 대한 법적인 보장과 전문성,공정성을 갖춘 인사를 적절히 선별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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