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 동료들도 동참 움직임/민주 “당이미지 개선”… 독자세력화 촉각/민자,선수 뺏긴 아쉬움속 「개혁파」신경민주당 초선의원 12명의 「깨끗한 정치」선언이 정가에 충격파를 던지며 「초선풍」을 불러일으킬 태세이다. 이들의 선배격인 재선이상의 기성 정치인과 각당의 지도부는 일단 이들의 자정선언을 명분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이 선언에 동참하지 못한 다른 초선의원들도 취지를 같이하겠다는 반응이고 더 나아가 소속당이 다른 경우에까지 심정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이들의 움직임이 정치권 전체의 체질개선과 개혁운동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겸 진단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초선의원들의 선언을 매우 반기고 있다. 재선이상과 중진의원들은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한 얘기들을 잘해 주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당지도부는 『이들의 행동이 정치 불신을 다소나마 씻는 계기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들의 선언이 당의 이미지개선에 가져다줄 반사이익까지를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사실 민주당은 13대 국회에서 양비론의 덫에 걸려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야당으로서는 치명상인 도덕성 훼손을 감내해야만 했기 때문에 이를 더욱 반기는 모습이다.
또 갈수록 높아져가는 선거인플레에다가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대선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인 민주당으로서는 이들의 행동이 선거풍토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가 이들의 선언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여론의 좋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도 민주당을 크게 고무시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미 지난 당직개편때 초선의원 3명을 주요당직에 기용하는 등 소장의원들의 개혁요구를 대폭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 이 연장선상에서 이들의 선언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 선언에 참가한 의원 대부분이 재야출신으로 이들이 당내의 개혁그룹으로 세결집을 할 가능성을 주목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선언의 주축을 이룬 재야출신들의 당내 모임인 민주연합(민련)과 평민연의 소장의원들은 전당대회가 끝난뒤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이미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의 지역구 초선의원이 27명(전국구 포함 43)인데 이날 선언에 참여한 의원은 12명. 당내에서 이들이 소속계보를 초월해 독자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동참하지 못한 상당수 초선의원들이 선언의 반향이 엄청나자 선언참여 범위가 좀더 확대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선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이들의 명분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민자당은 민주당 초선의원의 「자정선언」에 대해 외견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으나 내심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눈치가 역연하다.
정치권의 「신선한 충격」으로 여론에 투영될 것을 의심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때문에 민자당은 「신소재」의 선수를 제1야당측에 빼앗겼다는 측면에서 정치적 손익계산의 패착을 인정하고 있다.
더욱이 당 대표인 김영삼 대통령후보가 「깨끗한 정치」의 실현을 우선 순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마당이라 「민주당 초선」의 자정 움직임은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하다는게 대체적 평가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자당측이 이번 자정선언을 정치권 쇄신을 위한 명분 차원에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선언의 주체인 「12인 초선」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측면도 있다.
아울러 이들 초선의원들의 「선창」이 과연 현실적으로 얼마 만큼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즉 이들 의원들이 내건 슬로건은 한마디로 정치비용을 줄이자는 「돈문제」에 귀착되는 것인데 구조적으로 왜곡돼 있는 우리의 정치문화와 관행을 이들의 주도로 일거에 개선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나아가 민자당은 이들의 움직임을 「구각」을 깨뜨리기 위한 개혁의 시도로 간주한다고 할 때는 이는 김영삼·김대중씨를 위시한 대표적 기성 정치인들을 향한 「촉구성 시위」의 의미 또한 담고 있음에 유의하고 있다.
민자당은 정치문화의 일대 개혁을 향도하려는 「민주당 12인」의 접근 자세를 민자당 초선의원 47명의 면면에 대비시키면서 개운치 않은 입맛을 다시고 있는게 사실이다.
○…국민당은 정주영대표를 포함,초선의원이 모두 24명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국민당은 또 창당때부터 「새 정치」를 외쳐왔기 때문에 초선의원들의 그같은 움직임에 적극 찬동하는 편이다.
정 대표 자신도 유세기간중 정치권의 부패구조에 심한 반감을 보여왔던 만큼 이 운동의 취지에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미 지난달 26일부터 전용 승용차를 그랜저에서 쏘나타로 바꿔 「큰 차 안타기」의 모범을 보였다는게 국민당측의 설명이다.
국민당은 또 10여일 전부터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자」는 운동을 당내에서 펴고 있다.
국민당의 다른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운동이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초선인 조순환대변인은 『개인적으로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운동에 찬동한다』면서 『모든 초선의원들이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의원들은 의원 자신의 자정노력과 함께 그같은 노력을 뒷받침해주는 재정적·정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지방출신 초선의원은 『서울에서는 화환 안보내기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 여건상 지방에서는 쉽지 않다』며 유권자들의 의식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이병규·정진석기자>이병규·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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