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깨지는 달러박스(관광산업 “SOS”: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깨지는 달러박스(관광산업 “SOS”:상)

입력
1992.06.04 00:00
0 0

◎외화획득 「효자」서 국제수지 골칫덩이로/정책 푸대접에 성장 뒷걸음질/작년부터 적자로 반전/“나가서 너무들 써댄다”국내 관광산업이 주저앉고 있다. 「굴뚝없는 공장」 「제5의 산업」 등으로 일컬어지며 2∼3년전까지만 해도 달러화를 펑펑 뿜어내던 관광산업이 침몰위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조금만 더하면 세계 10대 관광국으로 진입해 무형의 수출산업으로 안정작인 자리굳힘을 할 것이라던 장미빛 기대를 모았던 관광산업이 정부의 푸대접 등 겹겹의 장애물로 인해 고지를 눈앞에 두고 골병이들어 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관광대국의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있고 자조와 한탄의 푸념만이 업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정책이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관광산업의 뒷춤을 꽉 잡아당기고 있는데서 그 원인이 시작되고 있다.

관광산업이 처한 위기의 증표는 각종 통계수치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정부 당국,관광공사,관련업계 등에서 내놓고 있는 통계숫자들을 들여다보면 우리 관광산업은 더 이상 외화획득의 「효자」가 아니다.

달러금맥을 캐내던 외화획득 기능이 죽어가면서 오히려 국제수지의 골치덩이로 변질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고 뿌리는 돈도 줄어들고 있는반면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관광객 행렬은 쇄도,흑자는 커녕 수지사의 본전도 못채우고 있다. 지난 70,80년대와 완전히 역전된 이같은 관광산업의 파행은 90년대들어 나타나기 시작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관광수입의 경우 지난 80년대 최저 12%에서 최고 97%까지 늘어나던 연간증가율이 90년대 들어 급격히 둔화하더니 지난해에는 들디어 전년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90년 35억6천만달러였던 관광수입이 지난해에는 34억5천만달러로 절대액수가 3.1% 줄었다.

이에반해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 쓴 관광지출은 해마다 폭증,89년 26억달러에서 90년 31억7천만달러,91년에는 37억9천만달러로 쑥쑥 증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90년까지만 해도 3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내던 관광수지는 지난해에는 거꾸로 3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내 사상초유의 관광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1·4분기중 1억3천1백만」달러 적자를 보여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관광수지를 수입 39억달러,지출 38억달러로 1억달러 흑자를 내겠다고 호언하고 있으나 최근 추세로 보아 희망사항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아무튼 우리나라는 지난 90년을 기점으로 관광산업의 호경기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 수십년간 지속해온 관광 흑자기조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같은 우리관광산업의 붕괴는 일시적 현상이라거나 세계적 추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 관광산업이 몰락의 길로 들어가고 있는사이에 다른나라들은 관광수입 증가로 톡톡히 재미를 보며 흥겨워하고 있다.

우리의 관광수입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반전한 90년대 들어서도 해외 각국은 연평균 8% 이상의 고도성장 세를 유지해 우리를 맹추격하거나 멀리 따돌리며 격차를 벌려가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송태권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