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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훼손/환경파괴… 인류 삶의 터전 구하자(신음하는 지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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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훼손/환경파괴… 인류 삶의 터전 구하자(신음하는 지구:4)

입력
1992.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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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보호막』… “자외선 공포”/남극 이어 북반구도 “황폐화 위기”/피부암·백내장등 질병피해 늘어/식물·바다생물등 생명전체에 심각한 영향/지난 10년간 한반도서도 오존 0.85% 감소인류의 생명을 지켜주는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 지상 15∼50㎞ 부근의 성층권에 있는 오존(O3)층은 태양의 강력한 자외선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주는 소중한 기체이다. 만일 오존층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지구는 깊은 바닷속에 원시생명체만 생존해있는 별볼일 없는 하나의 행성에 불과했을 것이다. 또 만일 오존층이 어떤 이유로 사라져버렸다면 태양의 자외선이 지구 표면을 황폐화시키고 지상의 모든 생명을 앗아갔을 것이다.

이같이 지구상에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환경을 제공해주는 오존층이 점점 감소하고 있어 범지구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오존층 감소의 주원인으로 염화불화탄소(CFC)의 증가를 꼽는다. CFC는 냉장고·에어컨의 냉매,에어로졸 분사제,플라스틱 발포제,정밀기계·전자부품의 세정용제로 널리 애용돼온 물질이다.

CFC는 무한한 안정도를 갖고있어 대류권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대부분 성층권에 도달한다. 성층권에 도달한 CFC는 강력한 자외선에 의해 분해돼 염소를 방출하게 되며 이 염소는 오존분자로부터 산소원자 한개를 떼어냄으로써 오존을 산소분자로 만든다. 염소는 촉매로서 작용할뿐 자신은 전혀 반응을 일으키지 않기때문에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CFC분자 하나가 수천개의 오존분자를 파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소화기에 사용되는 할론가스나 탄소 4염화물,세척제로 사용되는 메틸 클로로포름 등도 오존 파괴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들 물질이 오존층 파괴에 미치는 정도를 보면 CFC가 83%,탄소 4염화물이 8%,메틸 클로로포름은 5%,할론은 4%이다. 오존파괴물질의 가장 위험한 점은 공기중에 장기간 체류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평균 공기체류가능 기간은 CFC가 74∼1백11년,할론은 1백10년으로 오존을 파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있다.

85년 영국 남극관측소의 대기학자들이 남극상공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한 이후 오존층 파괴의 진행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년 1월 하순 지구 오존층 보호를 위해 CFC규제를 결정한 몬트리올의정서 사무국과 국가연맹환경계획(UNEP)이 과학자를 모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남북반구의 중고위도에 현재 수%의 오존층이 파괴됐으며 앞으로 규제를 충실히 한다해도 2000년에는 최대 10%의 오존층이 파괴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월3일 발표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남반구뿐아니라 북반구 북부에도 오존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미 오존구멍에는 자외선 증가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84년부터 우리나라 상공의 오존량 변화를 관측해 온 조희구교수(연세대 천문대기학과)에 의하면 지난 10년동안 한반도 상공의 총 오존량이 0.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같은 양은 북반구 중위권의 평균 감소치인 1∼3%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꾸준히 오존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과학자들은 CFC와 할론가스 등 오존 파괴물질의 방출을 현재의 상태로 그대로 방치하면 현재 어린이들이 살아갈 일생동안 오존층은 약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정의 반만 실현된다해도 그 피해는 막대하다.

오존층파괴는 우선 인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게된다. 오존층 파괴로 지구에 도달하는 중장파 자외선(UV­B)은 유전인자인 DNA를 파괴시키고 피부암을 유발시킬수 있는데 미국에서만 매년 30만명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범세계적으로 그 숫자가 증가일로에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UV­B는 비흑색소 피부암의 주요원인이며 발병율은 적지만 매우 치명적인 악성흑색소 피부암이 최근 급속히 증가해 지난 20년 동안 2배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는데 역시 UV­A가 원인이라는 증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 악성흑색소 피부암은 주로 백인들에게 많이 발병한다고 해 구미 각국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또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은 인체의 저항력을 약화시킨다. 즉 면역체제의 효능을 떨어뜨려 종양이나 부스럼이 생기기 쉽고 포진이나 기생충 감염병과 같이 피부를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에 쉽게 걸리게 된다. 이외에도 자외선은 백내장을 유발시킨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백내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시각장애인의 수가 1천2백만∼1천5백만명에 이르며 심각한 눈 손상의 경우는 1천8백만∼3천만명에 이르는데 자외선이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한다.

한편 과다한 자외선은 곡류·식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약 3백여종류의 곡류·식물들을 대상으로 자외선에 견디는 실험을 받게한 결과 약 3분의 2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완두·콩·참외·버섯·캐비지 등이 가장 피해를 입기 쉬우며 특히 UV­B는 토마토,감자,사탕무,콩 등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외선은 산림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침엽수 요목들은 UV­B에 피해를 입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UV­B는 바다속 20m까지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은 미생물에 미치는 피해가 커 플랑크톤,어린 생선,새우·게 등 바다먹이 체제에 필수적인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외선 증가로 인해 성층권에 있어야 할 오존이 지표부근에 많이 형성돼 이것이 또 인류건강 및 곡물,생태계 등에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CFC에 대한 사용규제는 이미 몬트리올의정서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산업화를 이루고 대체물질 개발에도 앞서있는 선진국과 현재 CFC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간의 이익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조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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