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국회가 개원되기도 전에 임춘원의원의 민주당 탈당에 이어 조윤형의원이 국민당을 탈당한것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는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며 국회의원과 정당인으로서 지켜야할 막중한 책임과 의무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무엇보다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인 것이다.모든 선거공직자가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적인 심부름꾼이다. 이들은 모든 행동정치활동,의정활동을 국민의 뜻에 따라 펼쳐야할 의무가 있다. 특히 선거때 소속정당의 정강정책,공약과 자신의 약속을 내걸고 당선됐다는 것은 그같은 약속이행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전제하에 영예를 얻은 것이다. 그럼에도 초선도 아닌 3선과 6선의원을 지낸 이들이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탈당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가 없다하겠다.
사실 지난날 우리의 민주정치사가 파행과 파란으로 일그러질 때마다 국회의원들의 탈당과 당적이동이 곁들여져 국민들은 매우 불쾌한 기억을 갖고있다. 즉 1960년초 당시 자유당 정권이 3·15부정선거로 장기집권을 획책하기에 앞서 야당과 무소속의원 10여명을 공작끝에 탈당시킨후 포섭했던 것도 그렇고,지난 69년 3선개헌때 야당소속의원이 당책과 반대로 개헌을 지지,제명되자 결국 일부가 공화당에 입당한것도 그렇다. 이들이 압력에 의했건 다른 이권 등의 사정으로 했건 탈당하여 소속당을 바꿀때는 마땅히 의원직을 사퇴,반납한후 국민의 뜻을 다음선거때 다시 물어봤어야 했다.
물론 지난 84년 12대 선거때 민한당 소속의원들이 대거 새로 생긴 신한민주당으로 이동했을때 이를 비난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었다. 민한당이 제1야당이라지만 5공독재정권이 만든 병풍정당이었기 때문에 새 정통야당으로 집결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로 본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80년대 미국의 한 의원의 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레이건 행정부가 세제개정안을 하원에 제출했을때 한 민주당 소속의원은 자신은 소속당의 반대당책에 의견을 달리한다며 의원직을 사퇴한후 다음선거에서 찬성정책을 내걸고 출마해 다시 당선,공화당에 떳떳이 입당한 것이다.
물론 이번 탈당한 두 의원은 나름대로 이유를 내걸고 있다. 조 의원은 정주영대표를 겨냥 『국민당은 기업경영과 혼동,사당화를 가속화 시켰다』 임 의원은 김대중대표를 겨냥 『반 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당 운영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임 의원 경우 먼저 소속지구당의 당원대회나 간부회의를 열어 논의하고 이어 유권자들의 의견을 듣는 일을 선행했어야 했다.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조 의원의 경우 전국구출신이라는데 더욱 문제가 있다. 긴 얘기할 것 없이 그의 의원직 당선은 개인 노력보다 모든 당소속 지역구 후보와 당의 운동결과로 얻어진 것인만큼 정치도의적인 측면에서도 기꺼이 의원직을 사퇴했어야 했다. 아무튼 우리는 이렇게 행동한 두 의원을 일부정당에서 영입한다는 얘기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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