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입지 불명” 판단/“갈수록 불리” 결행 선수경선거부이후 향후진로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온 민자당의 이종찬의원이 30일 「당내잔류」를 거부하고 사실상 민자당과의 「결별」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하오 경선거부 이후 첫 공개행사로 대전에서 열린 「새정치모임」의 세미나에서 「탈당」이나 「신당」 등을 분명히 못박지는 않았으나 「한국정치의 일대개혁」 「정치권 전반의 총체적 개혁」 등을 새정치모임의 지향목표로 설정한뒤 당의 비주류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의원의 이날 당내 잔류거부 선언은 민자당주류측의 제명여부와 관계없이 탈당→신당창당→대선출마의 수순을 앞둔 첫번째 가시적 단계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 의원의 이같은 탈당시사 발언의 배경은 경선거부후 당의 징계문제가 예상보다 진전을 보이지 않음에따라 자신의 「새정치구상」 전략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고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의원진영 내부에선 진로문제와 관련,당내 잔류파도 없지않으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비주류로서의 입지가 강화될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우세한데다 진로문제를 조기결정하지 않을 경우 「일정세」 유지마저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을 감안했다고 분석된다.
이 의원,자신도 한때 당내 비주류로 남아 반 YS세력을 규합,적절한 시기에 진로문제를 최종결단하는 복안을 구상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시말해 「당내투쟁」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당내잔류기간에 세를 비축,오는 8월께 「중대결단」을 결행하려는 계산이었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결행시기를 늦출수록 지지세력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함께 주류측의 「각개격파」로 자칫 고립화될수 있다는 계산아래 이날 「선제공격」을 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에따라 이 의원은 이날 대전세미나를 계기로 금주중에 지방으로 잠적,상당기간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장고의 구상」이 완료되는 오는 6월 중순께 그의 「새정치구상」이 구체화될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하오 3시부터 대전 유성리 베라호텔에서 「새정치와 정치발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새정치모임」 세미나는 전국에서 모여든 이 의원지지자 7백명이 운집,「학술 세미나」라기보다는 「독자노선」에 대비한 기간조직의 지지결의대회같은 인상.
참석자들은 이날 세미나가 새정치모임의 첫 공식행사라는 점을 의식한듯 주제발표도중 「이종찬」 「새정치」 등을 연호하며 열띤 박수로 호응.
이날 행사장 내에는 경선과정에서 이 의원이 표방했던 「새시대 새정치 새인물」이란 캐치프레이즈가 「새시대 새정치 새출발」로 바뀌어 새정치모임의 향후 진로를 시사.
이 의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경선에서 얻은 33.3%의 득표를 발판으로 당에 잔류,비주류로서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자는 주장이 있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도 확인됐듯이 우리 당에는 현재 이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있지 않다』고 당내 잔류의사가 없음을 강조.
이 의원은 또 경선과 관련,『이번 경선은 나를 들러리로 전락시킴과 동시에 국민을 어리석은 관객으로 묶어두려는 음모였다』면서 『경선거부가 큰 파문을 일으킨다는 우려도 했지만 아픔없이 새시대가 창조될 수 없다는 생각에 경선거부를 결심했다』고 공개.
이어 주관중 경희대교수는 『철학도,지식도,아이디어도 없이 오로지 보좌관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지도자에게 정치의 신진대사를 기대할 수 없다』며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큰손」정치 「큰소리」정치 「큰소모」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력을 가진 새정치』라고 역설.
주제발표에 이어 오유방위원장 윤영오 국민대교수 등 토론자 4명과 일반참석자들이 이 의원 등 주제발표자와 2시간동안 열띤 질의응답을 전개.
토론에 나선 오유방위원장은 당내의 진정한 화해의 조건으로 ▲이번 경선에 대한 김영삼대표의 공개적 평가 ▲새정치모임 등 당내반대세력의 인정 ▲당내 개혁 및 국정쇄신의 추진 등 세가지를 제의.
오 위원장은 특히 『금년 8월로 예정되는 임시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최고위원도 자유경선으로 뽑아야 한다』며 『당 지도부구성이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쪽의 전리품이 될 수 없다』고 지적.
이날 행사에는 새정치 모임회원중 이 의원외에 채문식고문,장경우·남재두·박명환·박범진의원 등과 이상하·김현욱·윤성한·유기수·유경현위원장 등이 참석.<대전=신재민기자>대전=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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