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의 훼손 수자원문제/개발문명에 “생명이 죽어간다”/원시림 마구벌채·「물위기」 가속/온난화등 초래 자연균형 깨져이 방대한 지구는 자연이 가진 위대한 능력,즉 자정작용과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려는 성질에 의해 자체복원능력을 가졌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된지 겨우 2백년,특히 개도국이 본격적인 개발정책에 착수한지 반세기도 안된 현재 삼림파괴와 수자원문제는 「지구규모」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푸른 산은 단순히 「생활의 휴식처」가 아니라 자연생태계와 「인류의 존립근거」로 인식되고 있다. 삼림파괴는 곧바로 탄소동화작용을 감소시킴으로써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30년전만 해도 한 지역의 황폐가 지구의 온난화로 곧바로 이어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에 의하며 인간의 호흡에 절대불가결한 막대한 산소를 공급하고 있는 열대림은 매년 전세계적으로 남한의 면적에 해당하는 1천7백만㏊가 상실돼가고 있다. 특히 이번 유엔환경개발회의 개최국인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림 파괴는 원목벌채,목초지조성 등을 위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많은 환경보호론자들의 집중비난을 받고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삼림지대는 열대우림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이 열대림의 상실은 그 영향이 엄청나다.
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세계 산소공급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 정글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시베리아의 원시림도 최근 러시아의 개혁정책으로 개발논의가 활발하게 일면서 무분별한 개발이 불러올 후유증을 경계하는 소리가 높다. 「타이거」로 알려진 시베리아의 광활한 침엽수림지대는 전세계 삼림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전나무와 낙엽송 가문비나무 숲이 아스라이 펼쳐지는 시베리아 삼림은 벌채된 나무의 재생에 필요한 생장절기가 열대림보다 월등히 짧다. 경화획득을 위해 미국 일본 한국기업 등과의 합작투자가 급한 러시아가 계획도 없이 시베리아 삼림을 무차별 파괴한다면 아마존의 재앙을 능가할 위험이 크다.
전세계 열대림원목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말레이시아의 사라와크 정글도 현재 속도로 벌채가 계속될 경우 2000년경엔 원시림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삼림의 파괴는 단순히 지구온난화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필리핀 등에서 보듯 매년 살인적 홍수를 불러일으켜 수십만명의 이재민을 낳고 있다.
또 점점 원시림이 잠식돼 토착원주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의 경우 8백만 원주민이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 이들 원주민의 생존은 사실 「환경」이라는 문명적 문제 이전의 기본과제인 것이다. 이번 유엔환경회의에는 아마존의 원주민 사냥꾼들도 참석해 이들의 원시적 「삶」의 심각성을 호소할 예정이다.
생물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볼때 「생물의 보고」인 열대림 파괴는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20년간 열대림 파괴로 1백만종 이상의 생물이 멸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지구정상회담에서는 선진국 주도로 「삼림의 관리,보전 및 지속가능한 개발원칙에 관한 성명서」가 채택될 예정이다. 선진국들은 보다 강력한 「삼림보호조약」의 제정을 추진했지만 개도국이 삼림의 주권 불가침성을 주장,무산됐다.
선진공업국들은 삼림보존에 대해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은 공업화의 기반이 약한 이들 국가에 환경보호의 압력을 넣는다. 그러나 실제 원목의 주수입국은 일본,미국 등의 선진공업국이다. 현재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거대한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의 원시림도 과거 미국 퀸스의 우드사이드삼림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삼림파괴의 문제와 달리 수자원위기는 이번 환경개발회의의 중심의제가 아니며 아직 각국 지도자들간에서도 심각성이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환경문제 학자들은 두가지의 액체 즉 70년대에는 오일쇼크가 세계경제를 직격했던 것처럼 2천년대는 「물의 위기」가 세계경제의 교란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재 물의 위기는 식수난문제와 수질오염문제로 대별된다.
이달초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세계 50억 인구중 3분의 1 이상이 불결한 위생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10억 인구가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체와 지표면의 70% 이상이 물이다. 그러나 담수는 3%에 불과하며 이중에서도 3분의 1정도만이 이용가능한 물이다. 그러나 더욱 문제인 것은 이 부족한 물조차도 세계 모든 지역에 고루 분포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거의 1년내내 비가와 물이 넘치는 아마존유역같은 곳이 있는가하면 사하라사막처럼 절대부족인 지역도 있다.
지역적인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물의 국제적인 공동관리제도가 불가결하다. 그러나 수많은 국제협정 가운데서도 정작 물에 관한 협정은 거의 부재한 현실이다. 물의 관리를 둘러싼 국제분쟁은 나날이 증대돼가고 있다. 특히 중동평화회담에서 수자원 사용권문제는 각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을 둘러싼 터키,시리아,이라크간의 분쟁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또 매년 6백50만톤의 쓰레기가 바다에 쏟아져 해양을 오염,플랑크톤의 감소와 먹이사슬의 파괴가 우려된다. 이를 증명하듯 90년엔 처음으로 세계어획고가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산과 물의 위기 즉 자연환경파괴문제가 세계적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18일에 발간된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의하면 83∼86년 한강의 산소량은 매년 0.2%씩 감소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추세대로 갈경우 중국 한국 등에서 배출되는 유독 중금속의 양은 앞으로 15년내 프랑스나 영국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도시가정에서 수돗물 불신으로 인한 생수애용 등에서 보듯 이제 산과 물의 위기문제는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 자신의 그리고 전세계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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