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행성 보전” 정책도출 제1과제/오존층·생태계 훼손 “위험수위”/“재앙 눈앞” 세계 지혜 결집 시급/「공해방지 기술」 이전·자금 분담 등/선진국개발도상국 “당면한 쟁점”【뉴욕=김수종특파원】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어느 행성보다 아름답다. 그리고 황홀하다. 69년 달에 첫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은 아폴로 11호가 지구궤도를 벗어나는 순간 지구를 보며 『신이 내린 푸른 보석』이라고 찬탄했다.
50억 인류와 수백만종의 생물이 살아가는 지구이 환상의 「푸른 행성」이 원상복구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대기권의 오존층이 구멍 뚫리고 있고,하천과 바다는 악취를 내며 썩어가고 있다. 대도시 상공에는 잿빛 스모그가 짙게 드리워 있으며 살림은 빠른 속도로 황폐하고 있다.
인류와 지구에 진정 재앙은 다가오고 있는가. 70년대초 세계는 스톡홀름에서 「하나밖에 없는 지구」라는 슬로건 밑에 유엔인간환경회의를 연 바 있다. 그로부터 20년. 남의 일로만 치부했던 공해문제는 이제 세계를 뒤덮고 있고,환경위기는 지구의 존폐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 중차대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오는 6월3일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로에서 세계 1백여개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가 열린다. 전세계는 「우리의 환경,우리의 손으로」라는 회의 취지아래 12일 동안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방지)협약 ▲생물다양성 보존협약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오데자네이로 선언(지구헌장) ▲의제 21(지구환경보전을 위한 행동계획) ▲삼림보호를 위한 원칙성명 ▲환경원조를 위한 자금문제 등을 토의한다. 이 방대하고 화급한 세계적 문제들은 그동안 여러차례의 예비회담을 통해 접합점을 모아 왔다.
그러나 환경파괴 책임,개발제한 등의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선·후진국간의 대립이 첨예하다. 유럽 선진국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화석연료 사용 및 삼림개발의 제한 등 「규제」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들이 과거 화석연료를 남용하면서까지 산업개발을 해놓고,그 책임을 이제야 개발에 안간힘을 쓰는 후진국에 전가하고 있다』고 맛받아친다.
이 공방전의 결말이 어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상호공존의 틀 속에서 지구환경보호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그만큼 지구환경의 파괴는 극심하다.
우선 오존층 파괴가 제1의 우려대상이다. 오존층이 뚫리고 있다는 보고는 이미 10년전에 나왔다. 문제는 갈수록 그 구멍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존층이 없어질수록 태양의 자외선은 강하게 지구에 쏟아져 피부암 등 질병을 유발하고 식물들을 고사시키게 된다. 극단적인 학자들은 「지구의 켄터키치킨화」라고까지 비유한다.
지구온난화 현상도 오존층 파괴만큼 심각한 쟁점이다.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사용의 확대로 태양의 복사열을 가두는 탄산가스가 급증하고 있다. 탄산가스층이 두꺼워지면 21세기의 지구 대기온도는 3∼8도 상승,남·북극의 빙산을 녹여 해상수위를 65㎝(최대의 경우 1m)나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 이 경우 저지대는 바다로 돌변하는 재앙을 맞게 된다.
지구환경이 무참히 파괴되는 또다른 현장은 삼림. 산소공급역할을 하는 원시림 등 삼림은 유엔통계에 의하면 1초에 1.5∼2에이커(축구장 1∼2개)씩 벌채되고 있다. 해마다 남한보다 큰 넓이의 삼림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산소공급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아마존 열대우림도 현 추세라면 멀지않아 완전히 황폐화되리란 전망이다.
산업화에 따른 하천 등의 수질오염도 지구 생태계 변화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생태계 파괴로 지구상의 생물종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현재의 환경파괴가 계속된다면 미생물을 포함한 1백40만종의 생물중 25%가 50년 안에 멸종한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으스스한 환경파괴의 현실 앞에서 세계 각국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위에 서 있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산업발전이 불가피하다』는 숙명을 안고 있어 문제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선진국이 화석연료사용 규제와 삼림벌채 제한을 주장하면 ,개도국들은 지금까지 환경파괴의 대가로 선진국이 환경보호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한다.
특히 저개발국 입장에서 보면 개발제한은 궁핍의 영구화를 의미한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리오회의가 환경만이 아닌 「환경과 개발」의 토론장이어야 한다.
선진국 가운데서도 미국과 유럽은 미묘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유럽이 화석연료사용 감축에 적극적인데 반해,세계 화석연료의 25%를 쓰는 미국은 아주 소극적이다. 미국은 5월초 뉴욕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준비회의에서 『서기 2000년까지 90년 수준으로 화석연료사용을 동결시키자』는 유럽의 주장을 꺾고서야 부시 대통령의 리오회담 참석을 약속했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속에서 해결책의 요체는 결국 환경기술 이전과 환경비용,즉 돈으로 요약된다. 지구 황폐화와 과도한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개발이득을 만끽해온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환경보호기금을 지원해줘야 하고 장기적으로 환경기술을 싼 값에 이전해줘야 한다. 선진국의 양보없이 개도국의 개발포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19세기 때나 가능했던 일이다.
선진국도 아니고 개도국이라고 발뺌할 수 없는 한국은 미묘한 입장이다. 선진국편에서 설 것인가 개도국입장을 지지할 것인가. 이 선택은 향후 한국의 산업화 방향을 좌우할 것이다. 환경종합대책이 없이 한국이 21세기를 맞기는 어렵다. 지구환경보호의 당위성과 국제여론,한국의 여건속에서 우리는 당장 환경마스터플랜을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 리오의 지구정상회의는 지구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다.
○6월 리오유엔환경회의 일정
1∼2일 <준비회의> 회의 임원선출,각 지역별 사무국 포스트의 배분 및 편성,의사일정 채택 등 회의진행과 조직상 모든 문제에 관한 최종 합의 도출. 준비회의>
3일 <회의 개막> 상오,유엔사무총장의 개회선언과 기조연설. 의장과 사무국 요원 선출. 하오,일반토론과 주요위원회활동 병행. 일반토론은 12일 종료예정. 회의>
4일 <일본의 날> 일본의 공해경험과 지구환경문제에 대해 보고. 그후 패널식 토의 진행. 일본의>
5일 <스톡홀름회의 개최 20주년 기념식> 상오,리오센터 부지내에서 브라질 대통령과 스웨덴 국왕 주최의 기념식 거행,각국 수석대표 기념식수. 스톡홀름회의>
10일 <주요위원회 보고> 주요위원회는 이날까지 활동결과를 전체회의에 보고. 주요위원회>
12∼14일 <정상회담> 브라질 대통령 주재로 각국 정부수뇌(수석대표)가 상·하오 두 차례 회담. 정상회담>
14일 <조인식 및 폐막>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보존협약에 조인한 후 폐막. 조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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