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태 벗기가 열쇠/김대중후보의 변신 주목한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태 벗기가 열쇠/김대중후보의 변신 주목한다(사설)

입력
1992.05.27 00:00
0 0

제1야당인 민주당이 김대중 공동대표를 대통령후보로 지명한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14대 총선때부터 민자당의 실정을 들어 줄곧 정권교체­집권의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고 자신감과 의욕을 보여왔다. 또한 김 후보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대권도전이어서 오는 선거에서 정치생활 40년의 결산과 관련하여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의 득의와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집권하기까지에는 풀어야할 숙제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김 후보가 넘어야할 가장 높은 산은 뭐니뭐니 해도 지역감정의 해소문제다. 80년대 이후 역대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아무리 훌륭하고 그럴듯한 공약과 정책을 제시한다 해도 지역감정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하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평소 스스로가 「지역감정의 희생자」라고 강조해온 김 후보가 민주당이 호남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후보지명 준비 과정에서 민주계에 많은 양보를 했고 또 후보수락 연설에서 집권하면 거국내각 구성 등 대화합 정치를 펴겠다고 한 뜻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선거때까지 국민에게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해소방안을 몸소 실천으로써 제시하고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민에게 「새로운 김대중」으로 신뢰를 심어주는 문제이다. 국민들은 그가 지난 20여년간 독재정권에 맞서 강력한 민주투쟁을 벌여오며 많은 신고를 겪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같은 강성이미지가 곧 집권으로 가는 최이점일 수는 없다. 올들어 김 후보가 이같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여러차례 연성적 변신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신뢰구축이 될 수는 없다. 어느 계층 어느 부류의 인사들과도 감정의 담을 쌓지 않고 무조건 투쟁적이 아니며 누구와도 대화하고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철학의 면모를 보이는게 필수적이다.

셋째로는 격변하는 시대변화 추세와 관련,대국적 견지에서 앞을 내다보는 「참다운 정치인」의 면모를 보이는 일이다. 지금까지 김 후보는 한 정당 한 정치세력의 대표로서 나름대로의 경륜을 갖고 폭넓은 정치를 펴왔지만 국가경영의 주인이 되고자 나섰을 때는 모든 계파와 집단의 이익을 초월하여 오직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끝으로 민주당을 철저히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일이다. 오늘날 신민,민주 양계가 60대40의 지분으로 공동 운영해오고 있지만 소위 집권을 겨냥하는 정당으로서 이같은 어정쩡한 지분원칙하의 운영은 서둘러 탈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신민계가 큰 양보를 해서라도 문호개방과 화합에 의한 민주적 운영을 지향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장차 대선때 거당적 선거운동을 펴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김 후보는 세번째 대권도전으로 민자당의 김영삼,국민당의 정주영후보와 일대결전을 벌이게 됐다.

그 첫 고비는 14대 개원국회가 될 것이다. 김대중후보가 구태를 얼마나 벗고 새정치,새지도력을 보일지 궁금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