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신감”·“세대교체” 대결/최고위원 후보도 철야 득표전25일 상오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2천4백26명의 대의원중 2천4백3명과 당원 등 5천여명이 참석,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
「야당사상 최적의 집권기회」라고 입을 모아 밝혀온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위한 후보를 선출하고 새지도부를 구성하는 대선 전초전으로 개막된 이날 대회는 김대중·이기택 두 후보와 14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기량을 겨룬 합동연설회로 한껏 열기를 고조시켰다.
또한 대의원들의 박수와 함성,고적대의 팡파르와 축가 등으로 고조된 축제분위기의 뒤편에서는 이튿날 있을 후보와 최고위원 선거를 앞둔 치열한 득표전이 계속돼 경쟁과 축제라는 전당대회의 원형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
○…이날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대통령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김대중·이기택 두 후보는 각각 30분씩 「확고한 승리에의 자신감」 「세대교체론」을 내세우고 집권공략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
동전으로 연설순서를 추첨한 결과 먼저 등단한 김 후보는 『민자당에 나라를 맡기면 이 나라는 망하는 길로 간다』면서 『이번 대통령선거야말로 구국의 성전』이라고 강조.
김 후보는 『30년 권력의 뿌리는 깊고도 강해 우리로서는 무서운 상대를 앞두고 있다』면서 『나는 40여년의 투쟁경험을 통해 저들의 장단점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있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
김 후보는 『나라일은 구멍가게 운영하는 것과 다르다』면서 『나는 한반도 국정수행을 위한 준비와 노력에 소홀한 적이 없었으며 국정에 대해 샅샅이 안다고는 할 수 없으나 본말과 경중,완급에 대한 판단력이 있다』고 자부.
김 후보는 『이 나라 여야 대권후보중에는 경제운영과 관련,나무만 보고 숲은 못보는 사람도 있고 아예 나무도 숲도 못보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한뒤 『나는 젊었을 때 사업을 해 성공한 경험도 있고 하버드대서 연구논문을 출판해줄만큼의 이론공부도 했다』고 강조.
김 후보는 이어 민주계 대의원을 겨냥 『이 대표가 통합과정과 그 이후에 보여온 협력에 대해 무한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사랑을 표한다』면서 『승리하면 같이 정권에 참여시키고 실패하면 이 대표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약속. 김 후보는 또 『우리 두 사람은 일심동체이며 동생동사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며 『여러분들이 합심해 우리 두 사람이 승리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민주당에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하루 빨리 지역당적 한계와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라는 과제를 주었다』고 주장한뒤 『오늘 대회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운명을 가름할 분기점』이라고 신중한 판단을 호소.
이 후보는 『새시대 새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요구와 시대정신에 대한 엄숙한 사명감에 부응해 후보경선에 나섰다』면서 『한글세대의 맏형으로서 세대교체를 이루어내 정치판 물갈이의 첫 삽을 뜨겠다』고 기염.
이 후보는 『정치적 기반을 위협받으면서까지 야권통합의 결단을 내린 정신으로 다시 한번 정치생명을 걸고 기필코 망국적 지역갈등을 청산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당지도력을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조직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이끄는 당체질 개선도 함께 이루겠다』고 약속.
이 후보는 이어 『김 대표가 그동안 이 나라의 민주화에 공헌하고 희생해온데 대해 누구보다도 존경하고 있다』고 전제,『특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선거 이후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밝힌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김 대표가 이제는 우리 야당의 훌륭한 지도자로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2선 퇴진」의 기정사실화에 무게.
○…이날 하오의 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는 14명의 후보들이 나서 10분씩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지지를 호소.
추첨에 의해 등단한 후보들은 한결같이 대선승리를 위한 자신들의 포부와 양계파 결속을 다짐하는 박수유도로 말문을 연뒤 후반에 가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
다음은 등단한 순서별 후보들의 연설요지.
▲김영배=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중부권 득표에 앞장서겠다. 지자제 부활과 내각제 저지에 온 힘을 쏟았으며 한 길만을 걸어왔다.
▲조세형=민심은 민자당을 떠나 우리에게 왔다. 장중에 들어온 승리를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자.
▲이부영=민주당 지지성향을 표로 엮기 위해선 새정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도시서민·노동자·농민·양심적인 인사들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
▲장기욱=대선에서 전당원이 혼신의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당조직을 활성화하고 사기진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정대철=민주당에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수 있도록 개혁적 인물들이 차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도록 하자.
▲김정길=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야권통합을 위한 살신성인의 자세를 대선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
▲이우정=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여성들의 정치의식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서겠다.
▲김상현=소외와 좌절속에 살아가는 전 국민의 승리를 위해선 김대중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선봉장이 되려 한다.
▲박영숙=환경문제·여성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여성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김원기=대선이 끝나면 「김원기가 있었기에 집권이 가능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신명을 바치겠다. 지금은 하늘이 준 기회이다.
▲박일=동서화합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조화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박영록=신익희 선생이 지핀 야당의 불씨를 그대로 간직해왔다. 정통 야당의 조강지처를 지지해 달라.
▲조순형=당내 계파간의 화합을 이뤄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도덕성과 정직성으로 정치적 무관심을 바로 잡겠다.
▲김현규=야권통합을 이룰 때의 희생정신으로 정권교체에 기여하겠다. 당내 권위주의 불식에 노력하겠다.
○…김·이 후보와 14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결전을 하루앞둔 이날에도 「굳히기」와 「빼앗기」 등의 전술로 치열한 마지막 득표전을 계속.
김 후보 진영이 지역별 책임자를 통해 승리에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고 판단,비교적 느긋한 태도로 이탈표방지 차원의 조용한 대의원 접촉을 계속한 반면 이 후보측은 막판 뒤집기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총력전.<정병진·황영식기자】>정병진·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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