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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의 「뻥튀기」 통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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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의 「뻥튀기」 통계(사설)

입력
1992.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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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올바르게 수립하려면 우선 통계가 정확해야 한다. 통계는 현상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므로 통계가 틀리게 되면 현상이 왜곡되는 것이다. 현상에 대한 진단이 잘못될 때 정책처방이 바르게 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통계의 정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자나치지 않은 것이다. 통계는 본질적으로 관찰의 오류나 측정의 오류가 있게 되어 완벽한 정확성을 기할 수 없는 것이다. 오차의 한계가 용인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처럼 원천적으로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 통계인데 여기에 작위가 작용하면 그 통계는 이미 통계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우리는 과거 70년대 양곡통계 등의 오류로 양정에 큰 차질을 빚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요즈음은 통계의 기법도 대폭 개선되고 실적 과시의 필요성도 없어져 통계가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더욱이 통계조작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이번 건설부의 주택보급률 조작 보도를 보고 우리는 한국통계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를 갖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건설부는 주택보급률을 산정하면서 주택재고량은 착공조차 하지않은 주택까지 포함하여 과대하게 부풀리면서 가구수는 단독세대주 배제를 이유로 축소,주택보급률 통계를 실제보다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건설부가 이런 방식에 의해 산출한 90년말 현재 재고 주택수는 7백67만7천호. 그런데 이것은 주택,인구센서스의 실사에 의한 주택수 7백37만4천호보다 약 30만호 이상이 과대 계상된 것이다. 한편 가구수는 실제 1천1백85만7천가구인 것을 단독세대주를 제외한다는 방침에 따라 10%를 감축,1천22만3천가구로 계상했다. 이에 따라 건설부는 90년말 주택보급률을 75.1%로 계산했었고 센서스조사가 나오자 주택수를 30만호 축소 조정,72.1%로 수정발표했다는 것.

그러나 이 숫자도 단독세대를 포함하여 산정한 실제보급률 64.9%보다는 7.2%가 여전히 높은 것이다. 우리는 건설부가 주택보급의 확대를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서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다른 관료사회나 마찬가지로 실적개선을 과시해 보고 싶은 충동도 갖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통계조작에 의한 실적과대 계상의 필요가 어디에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북한같은 폐쇄국가라면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과 대국민 여론조작을 위해 통계조작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통계는 신뢰성이 없어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조작된 통계가 그들의 경제개발 정책수립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건설부의 「뻥튀기」 통계에 깊이 실망하며 이런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이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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