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직사회 위기/이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직사회 위기/이준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5.26 00:00
0 0

지난 23일부터 본보에 특집 기획시리즈 「공직사회 이래도 되나」가 연재되면서 각계 각층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6공말기 공무원들의 기강해이현상을 다룬 이 기획물에 대해 『속이 다 후련하다』 『적절한 시기에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는 등의 격려전화가 잇달고 있는 가운데 『힘없고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이런 식으로 매도해도 되느냐』 『도대체 의도가 뭐냐』는 등의 항의와 원색적인 욕설전화도 많다.

특정 집단을 정면으로,그것도 부정적인 측면을 다루는 기사이니 만큼 엇갈린 반응은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정작 취재기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런 항의전화가 아니다.

첫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편집국에는 해당부서로부터 『기사중에 A경찰서가 어디냐』 『B부서는 어디고 C지청은 구체적으로 어디며 취재날짜는 언제냐』는 등 기사에서 가려진 부서와 해당자를 찾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또 각 기관마다 혐의를 둘만한 부서와 관련직원에 대한 「색출작업」으로 부산하다.

『반드시 해당자를 찾아내 엄중 징계하겠다』는 기관장들의 호통에 감사·감찰부서가 기사의 진원지를 찾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행동들은 기사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문제의 초점을 흐려놓는 한심한 처사들이다.

기사에 거론된 사례들은 수많은 유사행위중의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당부서나 관계자를 찾기 전에 거시적인 반성과 대책을 세우는 노력을 먼저 보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앞뒤가 바뀐 이러한 반응들은 고위 공직자들의 시각이 비뚤어져 있고 조직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열악한 처우속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많은 공무원에게 불명예가 돌아갈 것을 걱정하면서도 강행한 이 기획기사의 의도는 전반적인 공직윤리 붕괴로 인한 폐해를 막자는 것이지 「재수없는」 특정인을 속죄양으로 만들려는데 있지 않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