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자리놓고 14명 후보 “사활건 득표전”/계파간 「4대 4 사전합의」 지켜질까 관심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비록 대통령후보 경선의 그늘에 가려있긴 하지만 오히려 더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대목이 8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이다. 모두 14명이 등록을 해 1.7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지만 득표전의 열기는 대통령후보 경선을 능가하고 있다.
득표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경선이 김 대표 이후의 당권을 노리는 전초전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 대표 자신이 스스로 대선후에는 결과와 관계없이 당무 2선으로 후퇴하겠다고 약속했듯이 야권의 세대교체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고 민주당 중진들은 이러한 정황을 감안해 당내의 세확보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선이 끝나면 3개월내에 전당대회를 소집해 새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후보로 나선 14명의 중진들을 계보별로 보면 신민 9 민주 5명.
신민계는 조세형 김원기 김상현 정대철 김영배 박영숙 이우정 박영록 박일후보가,민주계는 이부영 김현규 조순형 장기욱 김정길후보가 각각 나섰다.
김대중 이기택 두 대표는 최고위원의 계파지분을 4대 4로 하기로 약속했으나 경선과정이 예상보다 치열해졌고 특히 신민계의 후보들이 민주계보다 열심히 득표활동을 했음을 감안하면 계파지분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인위적 조정에 의해 계파지분의 약속이 지켜질 경우 신민계는 경쟁률이 2대 1을 넘지만 민주계는 한 사람만 탈락하면 되는 비교적 쉬운 게임이 된다.
그러나 완전 자유경선이 돼 계파지분의 약속이 지켜질 수 없을 경우 신민계가 민주계의 몫을 몇 석이나 뺏어올지가 주목되는 형국이다.
○…14명의 후보들은 대부분의 경우 이미 보름전부터 별도의 선거운동본부를 차리고 지방을 돌며 대의원 직접 접촉에 나서는 등 총선을 능가하는 선거운동을 한뒤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신민계를 보면 조세형후보는 당사인근 빌딩에 선거운동 사무실을 차린뒤 언론계 중진 출신의 출중한 능력과 인물론을 내세우며 분위기 조성을 시도한뒤 전국을 돌며 대의원 직접 접촉을 계속했다.
김원기후보는 현직 사무총장의 이점에다가 의원들 20여명으로 구성된 추대위를 발족시켜 이들에게 지역별 분담을 시킨뒤 전국에서 대의원을 상대로 한 개인연설회를 개최했다.
김상현후보는 21년만에 원내 진출한 여세를 모아 구 연을 바탕으로 전국의 대의원 표밭을 훑는 등 특유의 활동성을 무기삼아 「동교동 황태자」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발로 뛰는 득표운동을 했다.
정대철후보는 중부권 출신에 경기고 서울법대의 학력에다가 부친 정일형박사의 후광 등을 내세우며 자신이 차세대 지도자임을 부각시키는 등의 이미지 홍보에다가 현장을 직접 누비는 양면작전을 폈다.
김영배후보는 특유의 조직력에다가 대의원을 직접 파고드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분위기 조성보다는 표를 직접 엮어내는데 주력하면서 오랜 당료생활에서 구축된 인연을 최대한 활용하는 선거운동을 했다.
박영숙후보는 13대 의정활동에서 쌓아올린 지명도를 바탕으로 여성문제 해결능력을 십분과시하면서 전국의 지구당 개편대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남성못지 않는 활발한 득표전을 전개했다.
이우정후보는 당여성조직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재야 여성운동에서 쌓은 각종 인연과 신민당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구축한 이미지를 득표전에 십분활용하고 있다.
박영록후보는 오랜 야당생활의 인연과 온화한 인품을 바탕으로 조용한 선거전을 펼쳐왔지만 야당의 관록을 믿는 대의원들의 막판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박일후보는 구 민주당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동교동측근 못지않는 김대중대표에 대한 충성도와 민주당의 영남지역 특별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계의 경우 이부영후보는 당내 개혁파의 기수임을 내세우고 참신한 차세대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켜가며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민주연합(민련)을 중심으로 대의원들의 합리적 판단을 호소하고 있다.
김현규후보는 합리적 성품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마포에서 좌절된 원내 진출의 꿈을 이번의 최고위원 경선에서 보상받겠다고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조순형후보는 부친 유석 조병옥박사의 유업을 이어 야당에서 정권교체를 실현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치밀한 성격에 어울리는 빈틈없는 득표활동을 해왔다.
장기욱후보는 다소 저돌적인 성품에 걸맞게 의표를 찌르는 출마를 했으나 민주계 후보중에서는 유일하게 선거사무실을 내는 등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뛰어왔다.
김정길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지역감정의 덫에 걸려 낙선한 쓰라림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한 차원 높아져야 한다면서 지역감정의 벽을 뛰어넘는 실례를 보이겠다고 벼르고 있다.<이병규기자>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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