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1316호실에 입원중인 「부천 돈키호테」 최금섭씨(41·경기 부천시 중구 원종동 301의 1)는 창백한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부천시민을 돕는 일을 걱정하고 있다.최씨는 지난 15일밤 자신이 지부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명구조단 부천시지부 사무실에서 밤늦도록 일을 보다 갑자기 실신,병원으로 옮겨졌다.
정밀진단 결과 발혀진 최씨의 병명은 피속의 혈소판이 급격히 저하되는 백혈병의 일종인 「재생불량성 빈혈중증」.
최씨가 부천 돈키호테로 불리게 된 것은 지난 85년 고향인 강릉에서 올라와 부천에 정착한뒤 한국응급구조단(과거의 인명구조봉사단이 지난해 개칭됨) 부천시 지부장직을 맡아 급한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의 발노릇을 해왔기 때문.
9평짜리 전셋집에서 8순 노모와 아내 및 1남1녀를 부양하는 가장이면서도 「나보다 더 불쌍하고 위급한 부천시민」을 돕는 일이 보다 중요하다며 동분서주하는 최씨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만도 3백여명이 넘는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야간거주 인구가 많은 부천시는 크고 작은 심야교통사고 등이 빈발하는데도 응급구조 체계 등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최씨의 응급구조 활동이 부천시민의 파수꾼역할을 해왔다.
현재 앰뷸런스 3대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단원이 60여명이 궂은 일을 처리해내고 있다.
최씨는 또 바쁜 중에도 전과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하얀손 자립갱생회」를 세워 부천에 거주하는 출소 전과자들에게 직장과 결혼주례 등을 알선 해줬다.
이처럼 하루 24시간을 정신없이 뛰어다닌던 최씨는 결국 「과로」가 원인이 돼 병상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주민들은 『젊은 20대 남자 30명분의 피와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한데도 손쓸 방도가 없어 안타깝다』며 깊은 수심에 싸여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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