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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등 대사맡은 「실무재상」/정원식총리 취임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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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등 대사맡은 「실무재상」/정원식총리 취임 1주년

입력
199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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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이미지 불구 재임기간 “순탄”/집권전환기 과제 산적… 새 시험대정원식 국무총리가 24일로 총리취임 1주년을 맞게 됐다.

소위 레임덕으로 불리는 정권 후반기의 이완현상을 국가 행정분야에서 관리·통괄해온 기간이라는 점에서 정 총리의 재임 1년은 역대의 다른 총리들과는 색다른 관점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총리발탁의 배경자체에 집권 후반기 마무리의 의미가 짙게 깔려 있기도 했지만 그의 업무스타일이나 평소의 이미지 역시 이와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임초기 광역의회 선거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준 소위 「밀가루사건」 전후에는 「강성인물」이라는 평판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야권 및 재야의 「거부감」에 비추어 볼때 대체로 순탄했던 정 총리의 지난 1년은 그 의미가 새삼스러워 진다는 지적마저 낳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1년 사이에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지방의회선거,남북관계 진전 등 굵직굵직한 대사들에 부딪쳐 비교적 매끄럽게 이를 처리해냈다는데 정·관가에 별다른 이의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의 순탄한 재임은 국내외적 흐름이 묘한 행운으로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정 총리에게 「행운재상」이라는 별칭이 붙는 것이 이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정 총리 자신의 독특한 집무스타일이나 친화력,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내각 장악력이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정 총리는 외교·안보·통일·교육 등 특정사안별 관계장관 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내각을 주제별로 장악해나가 최근 들어서는 각 부처의 보고내용이 총리실을 거쳐 청와대로 올라가는 관행을 자연스럽게 정착시켜가고 있다. 수하 직원들을 꼼꼼히 챙기는 세심한 배려로 사기고양의 분위기를 유도하는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반영하듯 정 총리는 조용한 가운데 자신의 입지를 내각에 투영시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의 추진력과 실천력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 총리에 대한 또다른 평가는 앞으로의 여정에 달려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지난 1년의 순항은 거여의 바람막이 속에 나름의 국정운영에 충실할 수 있었던 정국구도에 기인했다고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당장 6월 개원국회에서 훨씬 강화된 야당의 공세에 시달려야 하는 환경을 갖고 있다.

거기에 당장 심화되고 있는 통치권 누수현상과 맞물려 공직사회의 기강해이 현상에 새롭게 대처해야 하는 현실도 지난 1년과는 사뭇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연이어 소집되고 있는 관계장관회의·사정관회의 등이 집권 전환기를 맞아 허덕이는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있기까지 더욱 가파르게 전개될 향후 정국이고 보면,정 총리의 「성적표」는 앞으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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