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3명이 휴전선을 넘어 침투했다가 사살된 사건은 남북간의 기본합의서 발효와 8·15 고향방문단 교환합의 등으로 모처럼 잡혀가던 화해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도발행위가 이닐 수 없다. 북한의 대남적화 음모는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일이지만 화해를 추구하기로 한 이 시점에서 이같은 만행을 기도한 것은 그들의 침략성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다.예나 이제나 북한은 참으로 뻔뻔하다.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이 발효된지 지금까지 39년간 근 15만여건이나 협정을 위반했고 71년에는 민족대화해를 추구한다며 7·4성명을 발표한 직후부터 대남 침투용 땅굴을 팠는가 하면 현재도 휴전협정을 위반한채 휴전선 비무장지대안에 토치카와 초소 등 각종 군사시설 등을 설치한채 대남 침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 뿐인가. 지난 2월19일 남북한이 합의 교환한 기본합의서에는 남북이 상호체제를 인정·존중하고(1조) 비방·중상을 하지 않으며(3조) 상대방을 파괴·전복하는 행위를 일체 않고(4조)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투하지 않게(9조) 되어있다. 또 북한의 연형묵총리는 지난 6일 서울서 열린 고위급회담 연설에서 자신들은 「기본합의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확언했음에도 북한은 이같은 중대한 도발을 자행한 것이다.
이번 사살된 북한군 3명은 자그마치 휴전선 남쪽 1㎞나 침투했고 한국군과 유사한 복장에 쌍안경과 무비카메라를 휴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의 기도는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즉 남북한간의 화해추구와 병행하여 군사적 침투를 감행하고 휴전선일대 남한의 병력과 무기의 배치를 정탐하며 장차 금년 하반기 대통령선거로 어수선해질 분위기를 틈탄 간첩남파를 위한 정찰목적 등을 상정할 수 있다.
이와함께 국제적 고립과 경제파탄에 따른 내부불만 등으로 느슨해지는 북한체제를 대남도발긴장으로 한층 결속시키려는 의도도 생각할 수가 있다.
우리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먼저 정부는 군사정전위원회를 비롯,판문점 연락사무소,그리고 정치 등 각 남북분과위원회의를 통해 그들의 도발을 엄중항의·경고하고 과연 기본합의서를 이행·준수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물론 이같은 행위를 재발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내야 한다.
다음으로 유엔과 회원국에게 도발실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기본합의서만으로 이 땅에 평화와 장차 통일이 올 수 있다는 법리적인 확신에서 벗어나 북한이 침략의 비수를 가슴에 숨기고 있는 상대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또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에 이어 미군 철수와 대남적화의 망상을 버리지 않고 있는 북에 대해 이같은 만행을 결코 좌시·묵과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군사적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