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겐 놀이터가 좁고 학생들은 뛰놀 시간이 없으며 청소년들은 갈데가 마땅찮다. 이들이 고작 찾는 곳이 거리의 오락장이다. 한동안 전자오락실이 성업을 하더니,요즘은 노래방이란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것은 밀실화한 가라오케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몇명이 밀폐된 방에 둘러 앉아 목청껏 노래를 뽑아 댈 수 있으니 답답한 가슴이 후련하게 풀릴만도 하다.무엇이든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한창 번창하는 노래방이 단속의 된서리를 맞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풍기문란의 우려와 방음장치의 미비로 인한 집단 민원 때문이다. 일정 요금을 내고 반주와 가사에 맞춰 노래나 부르면 탈이 없을텐데 무분별한 업주들은 슬그머니 청소년들에게 불법으로 술을 팔고 문란한 행위를 눈감아 준다. 더욱이 주민들을 위해 방음시설이 완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엉성하게 칸막이만 한 꼴이니 호된 단속은 업자들의 자업자득이라 해서 할말이 없을 것이다.
오락을 오용하면 탈선으로 흐르기 쉽다. 흔히 벌이는 고스톱 판도 그 정도가 지나치면 도박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가와 오락의 공간이 좁은 청소년들에게 노래마당을 제공한다는 미끼로 탈선영업을 한다면 단속과 응징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밀실의 차림부터가 수상하고 그 자리가 어떻게 악용되리라는 것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단속의 근거가 약하다는 허점을 노린 악덕상혼의 침전물이 요즘의 노래방의 실정이 아닌가.
더구나 주택가에서 이런 소란을 떤다는 것은 양식의 배반이라는 규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네 주택가는 생활소음의 공해로 휴식의 안락을 이미 상실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런 고성방가까지 생활오수처럼 흘려보낸다는 것은 용인 받지 못할 사회악이라 할 것이다.
최근의 유흥가는 영업시간과 변태영업의 단속으로 그나마 향락 경향이 다소나마 고개를 수그린 형편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만연한 사회기강의 해이는 좀체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단속과 기강 그리고 불법과 탈선은 물과 기름처럼 따로 돌아간다. 노래방의 경우 또한 예외가 아니다. 비록 건전한 목적으로 시작했더라도 중도에 빗나가면 철저하게 바로 잡아야 후환이 안생긴다. 불법과 탈선의 온상이 된 노래방에 대한 단속은 집중적으로 강화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놀이공간의 개선과 확대에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욕구 분출은 억제하면 오히려 폭발한다. 그 흐름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문화와 오락을 탁류에 밀려 가게해서는 안된다. 그렇찮으면 노래방 탈선 같은 변칙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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