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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1세기 영화」 해가 진다/EC,97년 단일통화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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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1세기 영화」 해가 진다/EC,97년 단일통화 제정

입력
199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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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구 소련지역 포함 범유럽권 형성/경제력 미 압도… 국제금융 질서 “지각변동”지난 1세기동안 세계경제를 지배하던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유럽 각국은 EC통합이후 유럽이 동구권과 구 소련지역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을 형성하게됨에 따라 범유럽 단일통화(ECU)를 만들어 사용키로 합의,달러의 지위를 흔들어 놓고 있다.

유럽단일통화가 탄생될 경우 미 달러화를 제치고 새로운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잡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지난 1세기동안 계속되어 왔던 세계 경제의 「미국시대」가 끝나고 「유럽경제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차대전전까지는 유럽의 영국 파운드화가 세계 기축통화역할을 담당,세계경제를 장악했으나 전후 미국 경제력의 확대에 따라 달러화에 밀려 세계 경제주도권을 빼앗겼다가 이제 유럽통합을 계기로 옛날의 권위를 다시 찾아가려 하는 셈이어서 이에따라 세계경제 판도의 대변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C(유럽공동체)와 EFTA(유럽자유무역연합)는 이달 초순 포르투갈에서 EEA(유럽 경제영역) 창설협정에 조인,93년 1월부터 발효시키기로 합의함으로써 양 기구의 19개 가맹국간에 노동력·상품·자본·서비스의 이동이 전면 자유화되어 거대한 단일시장이 탄생되게 됐다. EEA의 무역규모는 세계 전체의 40% 수준,국내 총생산(GDP) 합계가 약 6조8천억달러(90년),인구합계 3억8천만명.

경제력으로만 따지면 EEA가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EEA는 늦어도 오는 97년부터 단일화폐를 제정,역내 법정통화로 통용키로 했다.

자국의 화폐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되면 유형무형의 이득이 엄청나다. 「세계의 화폐」를 발행하는 나라는 자존심이나 해외여행시 환전수수료를 적게 부담할 수 있다는 등의 프리미엄은 사실 별게 아니다. 유사시 통화팽창으로 인한 인플레 부담을 다른 나라에 떠넘길 수 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력 국제정치력과 함께 군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CU는 군사력에 있어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 달러화의 타이틀 방어가 무난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ECU가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와 함께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하여 국제금융질서의 재편을 가져오리라는 전망 또한 지배적이다. ECU와 엔의 협공으로 미 달러화의 지위가 크게 하락할 것은 뻔한 일. 특히 미국­군사력,EEA­국제정치력,일본­경제력 등으로 세력 우위분야가 세분화될 경우 미 달러화는 군사력만을 앞세워 명목상의 기축통화로 남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ECU의 활용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제조업체인 미국의 GEGMIBM,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등은 ECU표시 유로채권을 각각 5∼6건씩 발행,약 6억∼8억ECU(1ECU=약 1.3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탈리아의 피아트사는 이미 ECU를 사내 결제통화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 ECU의 유통에 대한 「수업」을 미리 해두자는 계산에서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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