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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왕실/절대적 권위… 국민존경 한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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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왕실/절대적 권위… 국민존경 한몸에

입력
199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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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치세력 위에 군림… 난국중재 “심판자”푸미폰 아둔야테르(65) 태국국왕의 정치적 결단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태국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로 추앙받는 푸미폰국왕이 20일 밤 수친다 총리와 잠롱 스리무앙 전 방콕시장을 두싯궁으로 불러,타협을 통한 위기극복을 촉구하는 장면은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국왕으로서 그의 절박한 위기의식을 보여주었다.

특히 앙숙인 수친다총리와 잠롱 전 시장이 국왕앞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경청하는 모습은 국왕의 절대적 권위와 위상을 무엇보다도 웅변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수친다총리는 국왕 알현후 개헌과 대사면을 약속했고 잠롱 전 시장 또한 위기극복을 위해 수친다정부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국왕의 직접개입은 사태수습의 결정적 돌파구가 됐다.

푸미폰 국왕이 20일밤 정치지도자 모임을 주재한것은 표면상 갈등 반목관계인 두 지도자에게 똑같이 화해노력을 당부하는 형식이었지만 실제적으로는 수친다총리를 겨냥한 정치압력을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금상태에 있던 잠롱 전 시장을 수친다총리와 함께 동석시킨 국왕의 배려는 양자간 동등한 정치적 위상을 부여하는 것외에 강경진압으로 정국을 악화시킨 수친다총리를 향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기때문이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푸미폰 국왕의 직접개입에 따라 수친다총리에 대한 퇴진압력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0년대이후 빈번한 쿠데타를 경험하며 태국왕권은 상대적으로 약화돼 왔지만 국왕은 아직도 군부를 비롯한 정치세력들에 군림하는 「심판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입헌군주제가 실시된 지난 32년이후 발생한 17차례의 쿠데타가운데 7차례가 실패로 돌아간 것도 국왕이 추인을 거부한 때문이었다.

푸미폰 국왕은 특히 지난 76년 타마사트대 시위시건이나 81년 산트장군의 쿠데타시도때도 군부의 기세를 꺾고 난국을 수습하는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사태의 경우 국왕뿐 아니라 왕실전체가 사태해결에 발벗고 나선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히고 있다.

푸미폰 국왕의 2녀인 시리돈 공주는 프랑스를 방문중이었지만 20일 파리에서 위성중계된 TV인터뷰를 통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간곡하게 호소,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리돈 공주는 빼어난 미모와 함께 행실도 깨끗해 국민들로부터 푸미폰국왕 못지 않은 존경과 사랑을 받고있다.

왓지라롱콘 왕세자도 한국을 방문중 국제전화를 통해 태국 국민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도됐다.

태국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있는 푸미폰국왕은 형인 아난다 마히돈국왕의 급서에 따라 1950년 왕좌에 올랐다.

그는 청년시절 스위스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수학했으며 지난 50년5월 현재의 왕비 마리키트와 결혼,슬하에 1남3녀를 두고있다.

푸미폰국왕은 스포츠와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지난 67년에는 동남아 요트선수권대회에 출전,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피아노 연주실력도 정평이 나있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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