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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친다퇴진」은 “시간문제”/국왕개입이후 태 사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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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친다퇴진」은 “시간문제”/국왕개입이후 태 사태 전망

입력
199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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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첫 왕가 직접 정치간여/“하야 시일끌땐 시위재연” 관측도【방콕=최해운특파원】 태국사태는 20일밤 푸미폰국왕의 극적개입의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국왕은 이날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수친다총리와 민주화운동 주도자인 잠롱 전 방콕시장 등을 왕궁에 불러 유혈충돌로 많은 희생자가 난 것을 질책하고 양측이 타협하여 해결점을 찾도록 당부했다. 곧이어 수친다총리와 잠롱이 TV화면에 나타나 자신들의 향후계획과 입장을 밝혔다.

그 내용은 양측이 현 정치위기를 해결하는데 상호협조하고 ▲오는 25일 의회를 소집,신속히 헌법개정을 추진하며 ▲잠롱을 포함한 시위관련 구금인사 3천여명을 조속히 석방,사면한다는 것이 골자.

국왕은 이들 두사람에게 위기극복을 위해 여러 방법이 강구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의회해산후 재선거실시,즉각적인 헌법개정 등 몇가지 구체안을 제안했다. 국왕은 이같은 방안들에 언급하면서 총리가 헌법개정을 전후해 사임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란 견해를 밝혀 사실상 총리사임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V에 방영된 국왕의 질책장면은 주요한 대목들이 거의 들리지않게 처리돼 정확한 내용이 일반에게는 즉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왕의 말이 잘 들리지 않도록 처리한 것은 이번 사태로 국왕의 권위가 손상을 입을까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입헌군주국인 태국에서 국왕의 권위와 위상은 절대적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유혈 시위사태에 대한 그의 권위행사는 절대왕정이 무너진후 60년만에 처음인 「직접 정치개입」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왕의 개입으로 태국정국은 수습의 실마리를 잡았으나 지금까지 유혈시위의 과녁이 돼온 수친다총리의 퇴진여부 및 퇴진할 경우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가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TV방영의 분위기와 시점을 들어 금명간 수친다가 사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국왕은 20여분간이나 수친다를 꾸짖는데 보냈고 방영시간도 자정을 넘긴 12시5분부터 심야방송으로 진행됐다는 대목을 주목할 만하다. 국왕의 직접개입은 수친다가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가를 단적으로 증명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왕 알현은 저녁 9시께 이뤄졌고 이보다 두시간 전 다급하게 통금령이 내려졌다.

이날 하오부터 ▲카세트 군 최고사령관이 반 수친다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이 민주세력을 지지,방콕으로 진격중이다. ▲북부 랑키트역에서 친수친다와 반군사이에 총격이 벌어졌다는 등 쿠데타설이 끈질기게 나돌았다. 수친다의 신군부에 대한 이같은 역쿠데타설은 21일 하오까지 아무런 실제적 움직임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군부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따라서 국왕의 개입은 더이상의 유혈시위확산과 군부내 충돌 등을 막기위한 응급처방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친다가 이미 사임하기로 마음먹은 가운데 국왕은 그에게 자신을 정리,모양새를 갖춘 퇴진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많은 정치분석가들은 『헌법개정이란 사실상 그의 사임을 의미하며 의미하며 국왕이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실상 사퇴를 권고한 이상 수친다는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수친다가 사임하지 않을 것이란 일부 관측도 있다. 또 실제로 많은 국민이 그의 사임결단을 아직도 믿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수친다가 수백명의 시민을 사살한 이상 그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은 해외망명밖에 없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것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다.

국왕의 개입후 일단 유혈사태는 고비를 넘기고 방콕시내는 다시 평온을 찾아가고 있으나 반정부세력은 수친다사임과 민선총리라는 목적이 실현될 때까지 계속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25일이후 헌법개정작업이 시일을 끌면서 수친다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전국적인 대규모시위의 불씨는 그대로 남겨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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