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시·공간적으로 그렇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도 넓고 깊어진다. 어느 나라·민족·인종도 담을 쌓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특히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세계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국민이나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괄목할만하다. 역사의 굴곡이 계기가 됐으나 한국인들의 이민사는 성공의 역사로 평가된다. 근면·강인·교육열 등 정신적 자산이 밑거름이 됐다. 미국,일본,소련,유럽,남미 등 세계에 뻗친 교민은 약 5백만이나 된다. ◆기업들의 해외도전은 60년대 경제개발이 시발이 됐다. 월남전 특수경기,중동건설붐 등이 도약의 전기가 됐다. 성격이 전혀 다르지만 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거품경제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 러시를 촉발했다. 인건비 폭등과 인력난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봉제·완구 등의 노동력 집약형 중소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동남아로,카리브해로 이주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투자(진출)은 지난 3월말 현재 1천7백49건 37억4천2백만달러로 돼있다. 이 가운데 제조업은 8백20건 17억5천9백만달러가 된다. 투자지역은 건수로 보아 동남아지역 48.4%,북미 27.1%,유럽 8.1%로 돼있다. 임금이 월등히 싼 동남아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해외에서의 기업활동은 노다지를 캐는 것이 아니다. 쉬운 것은 더욱 아니다. 인종,문화,언어,종교,관습 등이 다른 이질적인 노동력을 관리하는 것만도 만만치 않은 난제다. ◆지난 18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신발생산업체 「동조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고용인 2천여명이 공장의 일부를 방화하는 폭동사태를 일으켰다. 공장의 급식 가운데 닭고기 튀김의 일부가 상한채로 나온 것이 발화점이 됐다고 한다. 우리는 서둘러 다인종사회와 문화에의 적응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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