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따라 시민 민주화 갈망/70∼80년대식 「개발독재」 안통해/관·재계등 곳곳 군포진 지배적 역할 계속될듯【방콕=최해운특파원】 수친다 크라프라윤 총리가 장악한 군의 발포로 야기된 태국 유혈사태는 전환기 군의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군의 행동반경이 제약되는 「자승자박」을 초래했지만 당분간 군은 여전히 실질적 영향력을 유지할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태국정치는 전통적으로 왕실을 정점으로 군과 집권정당이 밀접한 상호 유착관계를 맺어왔다.
과거 베트남의 공산화와 75년이후 버마(현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사태 등은 군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군은 국가의 방패막이며 엘리트 그룹으로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게 됐으며 군사문화가 정치·경제·사회 곳곳에 뿌리박히게 됐다.
태국군부와 정치인의 실세는 물론 「진골」이라 할수 있는 태국 육군사관학교인 「출라콤클라오」 출신들이다.
현재는 수친다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5기생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카세트 군 최고사령관겸 공군사령관,이사라퐁 육군사령관,위셀 공군사령관 등 모두가 군 동기동창으로 군 최고요직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화운동에대한 집회해산명령이 초기에 군내부에서 잡음없이 실행된것은 수친다총리의 군 장악능력을 잘 보여 주었다.
그러나 군내부의 권력암투와 이에따른 쿠데타 가능성만은 상존하고 있다.
최근 수친다총리가 군선배인 차발리트장군(현 희망당당수)을 비난하며 공산분자로 몰아붙인 것은 하극상 풍조의 한 사례.
반면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잠롱 전 방콕시장은 육사 7기 출신이며 새 희망당 당수인 차발리트 용차이뉴트는 육사 1기. 육사7기는 지난 70년대 군부내 「젊은 기수」로 불려지면서 80년 크리앙사크총리를 퇴진시키는 등 막강한 그룹이었으나 현재는 거의 퇴진, 야당지도자들로 있다.
전국 군 최고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는 프렘 전 총리도 이번 역쿠데타설에서 보듯 아직도 군내부에 지지세력을 갖고있다.
지금까지 빈번한 군사쿠데타와 정변을 무혈로 해결해온 태국군부가 이번에 1백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최악의 유혈사태는 현재의 군부가 처한 상황과 군의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주었다.
지난번 총선에서 잠롱 전 방콕시장에 대한 방콕시민의 압도적 지지와 인근 캄보디아의 평화에 따른 군 역할감소 등은 현 집권 군부세력에 위기의식을 주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과 교육수준의 향상에 따른 시민의식의 성장과 정치민주화에 대한 갈망은 이제 더이상 70,80년대식 「개발독재」의 정치스타일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수친다총리가 민중의 요구를 무시한채 계속 버티어나가든 군부쿠데타로 무너지든 아직도 막강한 군부의 지배적 역할이 하루아침에 약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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